[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달 말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된 후 발생한 경기도 양주 채석장 사고가 법 적용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기업들이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제적으로 안전 규정 및 설비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관련한 논란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5대 안전 규정'을 공지했다. 임직원 외의 방문객에 대해서도 해당 규정을 알리는 한편, 특별한 이유 없이 위반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출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달 24일부터 공식 시행된 5대 안전 규정은 ▲보행 중 휴대폰 사용 금지(잠깐 멈춤) ▲보행 중 무단횡단 금지(횡단보도 이용) ▲운전 중 휴대폰 사용 금지(조작 필요시 갓길 정차) ▲운전 중 과속 금지(사내 제한속도 준수) ▲자전거 이용 중 헬멧 착용(미착용 시 도보나 셔틀 이용) 등이다. 이 중 '보행 중 휴대폰 사용 금지'는 2016년부터 사내 안전 캠페인의 일환으로 권고해 왔지만 이번에 의무 규정으로 강화됐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매월 협력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어 환경안전법규 동향 등을 공유하는 등 협력사 안전 관리 대응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지를 통해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5대 안전 규정을 시행한다"며 "회사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이제 사업장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주요 리스크 관리 조직(CRO)'을 신설해 전사 위기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또 안전환경담당을 중심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초에는 위험 요소 및 사고 발견 시 즉시 신고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6대 안전 원칙'도 마련해 시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국내외 사업장에 대한 안전환경 정책수립 및 점검과 관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직을 만들었다. 안전환경 위험 감지 시 생산중단을 지시할 수 있는 CEO 수준의 권한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안전 보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존 개발제조총괄을 확대해 '안전개발제조총괄'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신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계기로 기업들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과도한 처벌수준과 법률 규정의 불명확성으로 처벌 공포와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이 법의 문제점이 합리적으로 개정되는 입법보완이 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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