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독일이 약 6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만 반도체기업 글로벌웨이퍼스의 독일 반도체기업 실트로닉 인수를 결렬시켰다. 각국이 반도체 공급난 속에 생산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M&A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등 독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독일 경제기후부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의 독일 실트로닉 인수 계약을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달 31일까지 승인하지 않았다.
독일 정부는 "투자 점검을 위해 필요한 검증을 기한 내에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업계에서 세계 3위인 글로벌웨이퍼스는 2020년 12월 업계 4위인 실트로닉을 43억5천만 유로(약 5조9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웨이퍼 시장 점유을 25% 이상으로 일본 신에츠에 이은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 M&A는 대만, 유럽, 미국, 중국 등 관계 국가의 승인을 다 받았지만 독일에서 제동이 걸렸다.
독일은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자국 웨이퍼 업체를 외국에 넘기는 데 우려가 많았다.
아울러 대만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있다. 여기에 M&A로 웨이퍼 경쟁력까지 강화되면 대만 반도체 생산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는데 독일로선 이 부분에도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최근 독일뿐만 아니랑 영국, 미국, 중국 등 업체들이 반도체 기업간 M&A를 막고 있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추진했지만 영국, 중국 등의 반발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해 중국계 자본 와이즈로드캐피탈과 인수 계약을 맺었지만, 미국이 중국으로 기술 유출을 우려해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각 나라들이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싶어 한다"며 "각국의 규제당국이 깐깐한 기준을 들이밀어 M&A를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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