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태블릿 시장에 '갤럭시 탭 S8' 시리즈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태블릿 시장은 MS·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업체와 중국 업체까지 군침을 흘릴 정도로 주목을 받는 영역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아이패드'에 밀려 약세였던 프리미엄 태블릿 시장에서도 대화면과 우수한 기능을 앞세워 업계 1위인 애플과의 격차를 줄여나간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10일(한국 기준) 자정 온라인으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통해 프리미엄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 탭 S8 시리즈'를 공개했다. 지난 2020년 '갤럭시 탭 S7' 출시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이번에 선보인 '갤럭시 탭 S8 시리즈'는 '갤럭시 탭 S8', '갤럭시 탭 S8+', '갤럭시 탭 S8 울트라' 모델로 구성됐다. 각 제품은 ▲새로운 초고속 4nm 프로세서 ▲사용성이 강화된 'S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아머 알루미늄 등을 적용했다. 색상은 '갤럭시 탭 S8 울트라'는 그라파이트로, '갤럭시 탭 S8'과 '갤럭시 탭 S8+'는 그라파이트, 실버, 핑크 골드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이번 제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갤럭시 탭 S' 시리즈에 '울트라'가 처음 추가된 점이다.
'갤럭시 탭 S8 울트라'는 갤럭시 탭 최초로 14.6형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역대 갤럭시 탭 시리즈 중 가장 큰 화면 크기를 갖췄다. 14.6인치는 전작인 '갤럭시 탭 S7 플러스(12.4인치)' 보다 2.2인치 더 클 뿐 아니라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 비해서도 1.7인치 더 크다.
또 베젤 크기는 역대 '갤럭시 탭 S' 중 가장 얇은 6.3mm로 줄였다. 화면 비율은 16:10으로 더욱 몰입감 있게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갤럭시 탭 S8 울트라'는 갤럭시 탭 최초로 전면에 1천2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 등 2개의 카메라가 적용됐다. 또 강화된 4K 녹화 기능을 통해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로 선명한 동영상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화면 녹화' 기능 중 '셀피 비디오'가 지원돼 사용자 모습이 들어간 영상 콘텐츠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업계에선 '갤럭시 탭 S8' 시리즈가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데 효자템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노트북을 대체해도 될 만큼 강력한 성능과 14.6인치 화면 크기를 자랑하는 '갤럭시 탭 S8 울트라'가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갤럭시 탭 S8' 시리즈는 작년 8월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출시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코로나19 여파로 태블릿 PC 수요는 더 늘어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4', '아이패드 9세대', '아이패드 미니 6세대' 등 신제품으로 공세를 펼쳐 결국 기존보다 격차가 벌어졌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태블릿 PC 시장에서 1위인 애플과 2위인 삼성전자의 격차는 17%p에서 21%p로 늘었다.
작년 3분기 태블릿 PC 1위는 38% 점유율을 차지한 애플이었다. 2위 삼성전자는 17% 점유율로 애플 점유율의 절반에 못미쳤다. 이 마저도 프리미엄급인 '갤럭시 탭 S' 시리즈가 아닌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 탭 A' 시리즈가 차지했다. 작년 2분기 점유율은 애플이 35%, 삼성전자가 18%였다.
같은 기간 출하량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는 21% 줄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노트북 크기에 버금가는 14.6인치 대화면 태블릿으로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자체 개발 프로세서 'M1'을 탑재해 프리미엄 태블릿 PC 시장을 선점했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 PC에서는 이 같은 조건의 제품이 없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중저가 보급형 '갤럭시 탭 A' 시리즈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지만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 탭 S' 시리즈는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다만 애플이 내년께 15인치 아이패드 출시를 고려 중인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탭 S8 울트라'를 먼저 선보이게 돼 대화면 태블릿 PC 시장 선점 효과와 함께 점유율 상승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탭 A' 시리즈로 강세를 보였던 중저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이미 샤오미, 화웨이, 아너 등 여러 중국 업체들이 보급형 제품을 앞세워 맹공을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모바일 선두권 기업인 오포, 비보까지 최근 잇따라 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 CNMO에 따르면 비보는 올해 상반기 중 첫 태블릿 PC 출시를 목표로 일반형과 폴더블형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유럽에서 '비보 패드(vivo Pad)' 상표를 신청한 바 있다.
또 중국 유명 블로거인 수마셴랴오잔에 따르면 비보의 첫 태블릿 PC는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면서 퀄컴의 스냅드래곤870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44W 고속 충전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용량은 7천860mAh다.
오포도 첫 태블릿 PC 준비에 한창이다. 벤치마크 웹사이트 긱벤치에 따르면 오포의 첫 태블릿 PC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70 프로세서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6GB 램과 2K 해상도 120Hz 주사율 스크린 탑재가 유력하다. 오포는 현재 여러 기기의 연결성을 중점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중점으로 노트북, TV, 스마트워치로 이어지는 연동 기능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포, 비보가 태블릿 PC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최근 현지 시장의 성장세가 높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 태블릿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반면, 중국은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태블릿 PC 출하량은 2천860만 대로 전년 대비 22.4% 늘었다. 반면 전 세계 태블릿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5.2% 줄었다. 지난해 중국 태블릿 PC 출하량은 전 세계 출하량의 16%를 차지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기존 업체들은 삼성전자 텃밭인 국내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9월 태블릿 PC 신제품인 '샤오미 패드5'를 출시했다. 샤오미가 태블릿 PC를 내놓은 것은 지난 2018년 '미 패드4' 이후 3년 만으로, 고성능에 '착한 가격'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국내 출시는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40~50만원대로, 중저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인 레노버는 지난해 40만원대인 'P11'에 이어 같은 해 말에는 12.6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탭 P12 프로'까지 새롭게 선보였다. 또 10만원대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레노버 탭 P11'의 플러스 버전으로도 기업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말 '서피스 프로8'과 '서피스 고3'로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제품들은 태블릿과 노트북을 섞은 형태로, 화면 크기는 10~13인치로 일반 노트북보다 작다. 또 탈착식 키보드와 터치스크린, 애플펜슬·삼성 S펜 같은 '서피스 슬림 펜2'를 지원하고 있어 아이패드·갤럭시탭 등 경쟁사 태블릿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역시 국내 태블릿 PC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글로벌 태블릿 PC 업계 4위인 아마존은 10만원 안팎의 초저가 제품을 앞세워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말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태블릿PC 자체상표(PB)인 '킨들 파이어' 제품의 적합성 평가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합성 평가 인증은 국내 출시의 사전 단계로, 킨들 파이어는 미국과 일본 등 한국을 제외한 일부 국가에만 정식 출시됐다.
시장 1위인 애플도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신제품 출시로 응수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보급형 모델 '아이패드 9세대'와 '아이패드미니 6세대'를 선보였다. 가격은 각각 4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다.
이처럼 신제품 출시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3년 넘게 지속되면서 태블릿 PC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어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강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태블릿 PC를 이용해야 하는 플랫폼들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관련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태블릿 PC 출하량은 총 1억5천829만 대로 전년 1억6천85만 대보다 1.6%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2020년과 비교했을 때 2.1% 가량 줄어든 수치로, 세계적인 부품 공급난이 원인이 됐다. 하지만 지난 2019년(1억2천350만 대)과 비교하면 28.2% 가량 늘어난 수치다.
히마니 무카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2021년 4분기 동안 부품 공급난 등으로 성장이 제한되면서 태블릿 PC 시장이 전체적으로 둔화됐지만 출하량은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태블릿 PC의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맞춰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 확대에 맞춰 올해 태블릿 PC 생산량을 3천400만 대로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예상 생산량인 3천200만 대보다 6% 증가한 수준이다.
또 폰아레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부터 '갤럭시 탭 S8 울트라' 40만 대를 비롯해 '갤럭시 탭 S8 플러스' 90만 대, '갤럭시 탭 S8'을 120만 대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 탭A8'과 '갤럭시 탭A7 라이트'는 1분기부터 각각 1천100만 대, 3분기부터는 '갤럭시 탭S8 라이트'를 160만 대가량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27일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올해 1분기에도 휴대폰과 태블릿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제품별 평균판매가격(ASP)도 1분기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불안 여파 등으로 올해도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이슈에 전혀 영향을 안받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예정된 시기에 맞게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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