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맛점'(맛있는 점심시간의 준말) 시간에 강남을 찾아 '청년 기회 국가'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경쟁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정오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진행한 유세를 통해 "양극화와 저성장의 시대 최고의 피해자인 우리 청년들을 위한 나라, 청년 기회 국가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서 청년을 얘기하는 것은 여기 계신 우리 청년들 표를 좀 받아보겠다는 얍삽한 생각 때문이 아니다"며 "기성세대들은 엄청난 기회를 누리며 성공했지만 이제 우리가 간과했던 공정성 문제와 저성장으로 인한 기회 부족이 청년들을 전쟁으로 내몰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청년들은 도전할 기회도 없고, 도전에서 실패하면 나락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청년들을 편 갈라 싸우게 하는 것이 아니다. 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실패해도 다시 재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청년 기회 국가를 위해 주식시장 공정성 강화와 함께 가상자산 시장 육성, 청년 우선 주택 공급 등을 약속했다.
그는 "중요한 건 자산시장에 청년들이 참여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며 "주식시장을 확실하게 정리해서 불공정한 주가조작, 통장매매를 발본색원하고 관련 범법자는 일회에 완전히 퇴출시켜버리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상자산 시장을 육성하겠다"며 "나이 드신 분들은 생소하겠지만 이미 디지털 세상은 우리 곁에 와 있다. 가상자산을 통해 국토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과 관련해서는 "주택이 부족하면 (시장에 필요한 만큼) 공급을 하되 최초로 집을 구입하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자"며 "용산 공원 부지의 일부를 개발해 청년에 우선 공급하고, 제가 공약한 311만 호 주택 공급 중 30%도 청년에게 먼저 분양의 기회를 주자"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같은 청년 기회 국가 약속과 함께 유세를 통해 윤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주식의 저평가 현상)의 핵심적인 이유는 안보 불안"이라며 윤 후보를 겨냥해 "선제타격하겠다고 이상한 소리나 하니까 안보 불안이 오히려 높아진다. 모 후보야 말로 (주식 시장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의 사드 배치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도 경제가 죽든 말든, 주식시장이 망가지든 말든 사드 배치라는 불필요한 얘기로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지도자의 무능은 개인의 불행을 넘어서서 공동체 모두를 해치는 재앙이자 죄악이다. 유능한 사람을 불러 쓰기 위해서도, 아첨꾼 속에서도 충신들을 골라내려면 뭘 알아야 면장을 할 거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다.
또한 윤 후보가 전날(15일) 유세 도중 마스크를 벗고 다녀 논란이 된 것에 대해 "누구라고는 얘기 안 하겠지만 아주 사소한 규칙, 경미한 합의도 가장 많이 어기고 있다"며 "왜 자꾸 마스크를 벗어서 감염 위험을 높이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를 진행하기 전, 전날 있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유세차량에서 벌어진 사망 사고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그는 "오늘 본격적인 말씀을 드리기 전에 함께 경쟁하게 된 안 후보님의 선거운동원들이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 유가족과 고인에게 위로와 조문의 뜻을 담아 잠시 묵념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현장 참석자들과 함께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사고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이날 하루 유세 중 율동과 로고송 중지를 결정한 바 있다. 강남역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잠실새내역에서 다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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