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반소매 티셔츠로 시작된 네이버 크림과 무신사의 정품·짝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플랫폼의 공신력이 걸린 만큼 양 사 모두 법정 공방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가려내겠다는 의지다.
23일 네이버 크림 측은 "무신사 정품 주장은 주장일 뿐, 법적 대응 과정에서 진품 여부도 함께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크림은 앞으로도 사용자에게 신뢰받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추가 공지사항을 통해 관련 제품의 무상 검수 서비스 제공 사실도 알렸다. 지난 공지를 통해 거래 주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짝퉁이 지속적으로 크림에 접수되고 있다는 이유다.
크림 측은 "최근 해당 제품에 대한 가품이 증가함에 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온라인에서 동일한 상품을 구매하신 분 중 가품이 의심되는 분들은 크림 내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무상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무신사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포함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입장에 맞선 것이다.
네이버 크림과 무신사는 '피어 오브 갓 에센셜' 브랜드의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의 정품·짝퉁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네이버 크림이 지난달 18일 공지사항으로 다수의 가품이 확인되고 있다며 올린 공지사항에 무신사 브랜드 씰이 노출되면서다.
무신사 측은 무신사 판매 제품이 짝퉁일 수 있다는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18일에는 네이버 크림에 내용증명을 보내 영업방해 및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권리 침해성 게시물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도적인 저격" vs "타사 비방 목적 아니다"
현재 네이버 크림은 브랜드 택 퀄리티·넥 메인 라벨 폰트·넥 메인 라벨 봉제 방식·사이즈 라벨 폰트·사이즈 라벨 봉제 방식·밑단 내부 봉제 방식·후면 아플리케 퀄리티 및 크기·후면 아플리케 및 원단 UV 반응 등을 근거로 다수의 짝퉁이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보유한 제품이 짝퉁일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판매를 시도하다 발생하는 페널티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타사를 의도적으로 비방하거나, 지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크림은 종종 브랜드 정품·짝퉁 검수 기준을 공개해왔다. 지난해 3월에도 반스 올드스쿨과 관련해 다수의 짝퉁이 확인되고 있다며, 해당 상품 거래를 일시 중지한 바 있다. 철저한 검수로 플랫폼 공신력을 높이고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네이버 크림은 브랜드 상품 재판매(리셀) 플랫폼이기 때문에 검수 능력이 사업 역량의 핵심이다.
그러나 무신사는 크림이 에센셜 제품의 정품·짝퉁 기준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짝풍 예시 사진속에 무신사 브랜드 씰을 노출했다고 의심한다.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타사 제품을 짝퉁으로 단정지어, 영업방해 및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실제 무신사는 20일 오전 10시부터 에센셜 상품 판매를 재개했으나, 논란이 된 반팔 티셔츠는 검수 과정에서 상품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해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정품·짝퉁 주장…'공신력'있는 플랫폼은 누구
아울러 무신사는 네이버 크림이 정품·짝퉁을 판단할 수 있는 공신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정품·짝퉁을 판단하는 것은 해당 브랜드의 고유 권한"이며, "제품 유통 과정에 권리가 없는 중개 업체에서 자의적인 기준에 근거해 검수를 진행하는 것은 브랜드의 공식적인 정품 인증 단계와 엄연히 달라 공신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신사 부티크는 브랜드 본사가 유통하는 글로벌 편집숍에서 직매입한 100% 정품만을 취급한다"면서 "최근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한 에센셜 상품 또한 브랜드의 공식 유통처에서 확보한 100% 정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심지어 네이버 크림이 정품으로 검수 통과시켜 거래된 제품에서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품 판정 포인트의 특징들이 다수 나타나기도 했다"라고 언급했다.
현재 무신사는 국내 에센셜 공식 유통 채널 3곳 중 하나 팍선에서 제품을 직매입하고 있다.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해서만 제품을 받고 있어 짝퉁이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구조라는 것. 무신사 측은 "바꿔치기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통 경로도 재확인했으며, 검수하는 작업이 담긴 CCTV 등도 전수 조사했지만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양 사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결국 정품·짝퉁 논란은 법정으로 향하게 됐다. 가장 쉬운 방법은 에센셜 측에 정품임을 감정받는 일이다. 하지만 에센셜 측이 국내에 진출한 상태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아 사실상 어렵다.
업계 관계자 역시 "짝퉁 이슈에 대해 대다수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직접 나서지 않고 공식 유통사를 통해 짝퉁을 유통할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수의 에센셜 브랜드 제품 감정을 요청받은 한국명품감정원은 측은 "의뢰한 제품에서 일부의 개체 차이가 발견됐으나 이를 짝퉁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라며 "검수를 진행한 상품 중에 짝퉁이라 확정적으로 감정할 수 있는 상품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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