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국내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무연탄 수급 차질 우려와 더불어 당진제철소에서 첫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는 등 비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철강업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무연탄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에 대비해 대체물질 및 대체선 확보에 나섰다.
현재 중국의 인프라 사업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발발로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자재 수급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다행히 국내 철강업계는 러시아 등으로부터 철광석과 제철용 유연탄을 수입하는 비중이 높지 않을뿐더러 수입국이 다변화돼 있어 당장의 문제 발생 소지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철광석 소결공정(고로에 들어가는 철광석 가루를 고형 형태로 뭉치는 공정)에 사용되는 '무연탄'이다. 지난해 기준 국가별 무연탄 수입 비중은 호주(54%)에 이어 러시아가 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무연탄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이 높아 여러 가지 대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2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방문해 철강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원부자재 수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진규 차관의 당진제철소 방문이 예정된 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근로자가 도금제를 녹이는 용기(포트)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박 차관의 현대제철소 방문 일정도 전면 취소됐다.
앞서 정부는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중대재해법을 시행했다. 해당 법안은 안전보건 관리체계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영책임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제철은 상시 노동자수가 1만명이 넘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사업장으로, 이에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업주의 안전조치 미비로 사고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 발생률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철강업계는 중대재해법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적극적이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는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 직속으로 안전환경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연말 조직개편에서 산업보건관리조직을 꾸렸다. 같은 해 현대제철도 사장 직속으로 사업부급 안전보건총괄 부서를 새로 만드는 등 안전대책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의 대응방안 고심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중대재해법 처벌 적용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많은 안전 인력 배치와 예산 투입 등 안전 관련 조직 강화를 적극 추진했다"며 "그럼에도 산업재해가 발생함과 동시에 러시아발 무연탄 수급 차질 우려까지 제기되는 등 리스크 관리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