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상반기 안에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철수하고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OLED 전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형 OLED 후발주자로서 생산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성패의 관건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운영되고 있는 TV용 대형 LCD 생산 라인인 L8-2를 6월 안에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시장의 60%를 장악한 중국 LCD 패널 업체의 가격 공세로 LCD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으면서 2020년까지 LCD 사업을 접으려 했지만, 코로나19로 LCD 수요가 증가하면서 철수 시기를 연기해 왔다.
그러나 LCD 가격이 하락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지속해야 할 명분이 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2월 상반월 기준 TV용 LCD 패널의 평균거래가격은 지난 1월 하반월 대비 보합 또는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대비 30~50% 가량 하락했다. 55인치 LCD 패널은 123달러로 지난해 8월 상반월(233 달러)과 비교해 절반 가량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종료하면 QD-OLED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아산캠퍼스 8.5세대 Q1라인에서 QD-OLED 출하를 시작했다.
삼성의 QD-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OLED(백색 OLED 소자 발광)와 달리 청색 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하는데 청색 OLED 소자에 퀀텀닷 컬러필터를 입혀 기존 OLED보다 색상이 한층 더 선명하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 측의 설명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생산력이 이를 구매하는 삼성전자의 니즈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QD-OLED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1라인 월 생산능력은 3만장으로 알려졌다. 이는 55인치와 65인치 TV를 연간 100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연간 TV 판매량은 약 5천만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로 TV를 생산하면 연간 출하량의 2% 수준에 그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패널 생산 물량을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소니 등에도 공급해야 한다.
이마저도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이 뒷받침돼야 나올 수 있는 물량이다.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평가되는 60% 이상 수율 달성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더구나 삼성전자로선 LG디스플레이의 OLED라는 선택지가 더 있다보니 삼성디스플레이와 QD 패널 가격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와 줄다리기 협상을 하다 QD-OLED TV를 하반기 이후, 소니보다 나중에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연말부터 QD 수율도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가동률에 따라 출하량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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