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패널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는 데다 QD-OLED의 수율 문제 등으로 인해 시장 진입이 답보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 협상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가격을 두고 양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동맹설'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만나 OLED 패널 공급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당초 양사 모두 협업설을 부인했지만, 업계에선 꾸준히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도 지난 1월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구매한다, 안 한다의 개념이 아니라 가능성은 다 열어두고 있다"며 "정확하게 언제 결정이 될지는 현시점에서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쓰게 된다면 바로 알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가격'을 두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OLED 패널 가격을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낮게 제시했지만, LG디스플레이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TV 라인업 재편에도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를 최상위에 놓고, 미니 LED(네오 QLED) 밑에 OLED를 두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라인업을 세울 경우 OLED 가격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를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보다 아래에 둘 경우 가격도 이에 맞춰 기존 제품보다 낮아져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가격을 낮추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가격 협상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던 퀀텀닷(QD)-OLED TV도 출시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1월 Q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지만, 수율이 안정화되지 않은 데다 생산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생산 능력은 월 3만 장 수준으로, 55인치와 65인치 TV를 연간 100만 대가량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초기 수율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50만~60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QLED TV 출하량은 943만 대, LG전자의 올레드 TV 출하량은 404만 대를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지극히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가격 협상에서 난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 QD-OLED 패널 공급가를 LG디스플레이의 OLED 수준에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군을 론칭할 경우 대대적인 마케팅부터 많은 비용이 드는데, 투입하는 자원 대비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생산능력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제품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OLED 시장에 재진입하는 만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TV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OLED 시장에서 당장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다는 점도 우려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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