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보로노이가 약물 설계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고 있다. 정밀 표적치료제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 기업 보로노이는 단순 신약 개발을 넘어 플랫폼 기반의 신약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상장을 통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특히 올해는 앞서 기술 수출을 진행한 주요 파이프라인(Oric에 기술이전한 Exon20 insertion 변이 파이프라인)의 임상 1a·1b상 진입(상반기)을 앞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란 평가다.
![정밀 표적치료제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 기업 보로노이는 오는 30일 코스닥 상장한다. [사진=보로노이]](https://image.inews24.com/v1/d585229675959b.jpg)
◆ 보로노이, 이달 30일 코스닥 상장…‘성장 동력은?’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오는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이틀 간 상장을 위한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이후 공모 청약일은 21~22일 진행할 계획이다.
공모 희망가는 5만원에서 6만5천원 사이다. 공모 주식수는 200만주이며 상장 예정 주식수는 1천333만3천949주다. 상장을 통한 공모자금은 1천억원에서 1천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주요 자금 사용처는 2024년 기술 수출 자금의 유입 이전까지 소요되는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다.
보로노이는 주요 연구진으로 56명의 약물 설계 전문 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포·동물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내부 실험실(wet lab)이 갖춰져 있어, 인비트로(in vitro, 세포실험)와 인비보(in vivo, 동물실험) 실험 진입 시간이 각각 1주일, 1개월이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매년 약 4천개의 화학 물질(Chemical Durg)을 합성하고, 55만개의 실험 데이터와 1만8천 마리의 동물 실험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100% 자회사로 의약 합성·평가를 담당하는 보로노이바이오와 단백질 분해 기술(TPD, Target Protein Degrader)를 개발하는 비투에스바이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약 개발 프로그램은 비소세포성폐암, 고형암(유방암 등), 퇴행성뇌질환 분야 등에서 정밀표적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로노이의 핵심 상장 가치는 인산화효소(Kinase)를 억제하는 정밀표적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프로파일링(Profiling)·실험을 통한 대량의 데이터베이스 ▲인산화효소 분야 높은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춘 연구인력 ▲실험실(Wet Lab)과 인공지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AI 플랫폼 등이다.
핵심 기전 물질인 인산화효소는 세포 안팎의 신호전달을 담당하며 체내에 500여 종류 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로노이는 468개의 인산화효소를 대상으로 4000여 개 화합물의 활성도를 데이터베이스화 했으며 매년 250개에서 500개 안팎을 추가하고 있다.
데이터 확보 능력은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활용한 카이허브(KiHub) 플랫폼과 내부실험실을 기반으로 한다. 보로노이는 이를 보로노믹스(Voronomics)로 통칭한다. 문헌, 서열 기반의 신약 AI 플랫폼이 기존 주류였다면 보로노믹스는 실험 데이터 축적을 통한 성장성 AI로 차별성·성장성을 두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우월성을 높이기 위한 '표적 선택성'과 '높은 뇌혈관장벽(투과도, BBB 투과도)' 확보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 CDC 정복 목표…약물설계와 데이터 알고리즘 융합
보로노이는 GDC(Genotype Directed cancer) 영역을 정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DC는 암 발병의 원인이 유전적으로 규명된 암종이다. 해당 영역은 주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진단하고, 표적치료제를 표준치료로 사용한다.
대표적인 GDC가 비소세포폐암이다. 표적치료제의 핵심은 선택성과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며 비소세포폐암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여기서 선택성은 표적하는 특정 단백질과의 결합 가능성을 의미한다. 높은 선택성은 다른 단백질과 결합으로 인한 부작용 감소를 의미한다. 이는 다량의 조건 실험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인 이유다.
뇌혈관장벽 투과율은 항암제의 가치와 직결된다. 뇌혈관장벽은 뇌 신경세포의 기능을 유지하고 뇌 조직 내 미세환경을 조절하기 위해 혈액으로부터 필요한 영양분들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위험 물질을 제한하는 생체 장벽이다. 반면 치료제가 투과하지 못해 일종의 장애물로도 작용한다.
알츠하이머, 파킨슨, 뇌종양 등 뇌질환 치료제는 BBB를 투과할 수 있는 약물전달플랫폼을 갖춰야 하며 보로노이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비소세포폐암도 BBB 투과율이 중요하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의 10% 정도의 환자들은 뇌 전이가 진행된 상태로 진단된다. 치료 도중 뇌 전이가 발생하는 비율도 40%에 달한다. 현재 뇌 전이 암에 효과적인 치료는 제한적이다. 또한 수술 요법과 방사선 치료는 효능·안전성이 낮다. 항체의약품의 경우 정상 상태(steady state) 농도 0.1% 정도만이 뇌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폐암과 유방암은 뇌전이 비율이 50% 이상으로 알려졌다.
보로노이의 주요 파이프라인들은 AI와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우수한 선도물질(Hit)을 적용하고 있다.
박재경 연구원은 “보로노이의 파이프라인은 Exon20 insertion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미충족 수요(적합치료 부재)인 안전성, 뇌 전이에 장점이 있을 것”이라며 “표적을 벗어난(off-target) 독성을 평가하기 위한 인산화효소 프로파일링이 진행됐고 골수억제, 폐동맥고혈압 등의 원인으로 잘 알려진 BTK, BLK와 같은 off target 인산화효소에 관한 결합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보로노이는 뇌 전이 마우스 모델에서 70% 이상의 (뇌혈관장벽) 투과율을 확인했다”며 “이는 경쟁 약물의 10% 수준 대비 현저히 높다”고 덧붙였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GDC 리딩 기업인 블루프린트는 전임상 데이터만으로도 높은 설계 완성도(선택적)를 인정받아 임상 진입 전부터 파이프라인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GDC 기반의 파이프라인은 전임상데이터와 임상단계(1상 이후)의 데이터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로노이의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데이터만으로도 차후 파이프라인의 성공률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2년은 ORIC에 라이선스 아웃 한 EGFR Exon20 INS의 임상 진입에 이어 대표 파이프라인 C797S(타그리소 등 기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내성 돌연변이)의 임상 시험 신청(IND)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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