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갤럭시S22 시리즈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부터 파운드리 수율 문제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경영진의 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김한조·한화진·김준성) 선임, 사내이사(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선임, 감사위원(김한조·김종훈)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다뤄진다.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으로는 이사진 선임이 꼽힌다. 경계현 DS부문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 사장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는데,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국민연금은 경계현·박학규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감사위원인 김한조·김종훈 후보 선임에 대해서도 '감시 의무 소홀'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노태문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선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를 두고 GOS 논란이 커지자 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발열이나 과도한 전력 소모 등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상태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말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해당 기능을 의무적으로 탑재함에 따라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능이 낮춰졌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GOS 활성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갤럭시S22 사용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전자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신고를 받아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선 노태문 사장이 이번 주총에서 GOS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사장은 지난 10일 내부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에게 GOS의 기능, 관련 이슈 등을 설명하며 "소통이 부족했다"고 사과한 바 있다.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반대에도 이사진 선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찬성률이 낮을 경우 새로운 경영진들에게는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8.53%다. 소액주주 수는 506만6천여 명으로 지분율은 65.71%에 달한다. 주주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개인투자자 비중은 10%대 초중반으로, 이사진 선임 안건은 문제없이 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 이슈도 주총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의 수율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의 수율을 3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100개를 생산할 경우 65개가 버려지는 셈이다.
이같은 수율 문제 때문에 당초 퀄컴은 삼성전자에 3나노 공정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 생산을 맡길 예정이었지만, TSMC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DS사업부문 산하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한 경영 진단에 착수했다.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 승격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경영진단이다.
GOS 논란, 파운드리 수율 저하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선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15일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6만9천500원으로 전일 대비 700원(1%) 하락했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장중 9만6천800원까지 오르며 '10만 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1년 2개월여 만에 30%가량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주총을 하루 앞두고 자사주를 매입하며 최근 주가 하락과 관련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한종희 대표이사 DX부문장 부회장은 보통주 1만 주, 노태문 사장과 박학규 사장은 각각 보통주 8천 주, 6천 주를 매입했다. 총 2만4천 주로 17억원 규모다. 이에 앞서 이정배 사장은 지난달 자사주 5천 주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시장에서 삼성전자 위기설이 도는 등 주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며 "GOS 논란, 파운드리 수율 이슈는 물론 노사 갈등 등 다양한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주주와의 소통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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