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최근 불거진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경영진이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으로, 논란의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주와 고객들의 마음은 쉽게 달래지지 않는 모습이다. GOS 관련 보상 방안이나 향후 대책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의 직접적인 해명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한종희 부회장은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GOS와 관련해 주주,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발열이나 과도한 전력 소모 등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상태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말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에 해당 기능을 의무적으로 탑재함에 따라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능이 낮춰졌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전용 커뮤니티인 '삼성 멤버스'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사용자들이 GOS 활성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한 부회장은 GOS 도입 이유에 대해 "게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적정 한도까지 CPU, GPU 성능을 제한하는 대신 일관성 있는 성능을 지속 제공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고객 목소리가 많아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노태문 사장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 당초 업계에선 실질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노태문 사장이 'GOS 사태'의 배경과 원가절감 의혹 등을 해명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노태문 사장이 지난 10일 내부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에게 GOS의 기능, 관련 이슈 등을 설명하며 "소통이 부족했다"고 사과한 만큼 주주, 고객을 향해 직접 소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특히 주총 전 주주들 사이에서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부결 운동이 일어나는 등 노태문 사장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앞에서는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다만 이날 주총에서 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안은 97.96%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대표이사나 부문장이 이슈에 대해 해명하거나 답변해왔다"며 "한종희 부회장이 DX사업부를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사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에선 한종희 부회장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원론적인 답변이 반복된 점, 소비자에 대한 보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 등에서는 비판 여론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 주주가 GOS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신뢰가 무너진 게 크다. 향후 대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한 부회장은 "GOS에 대해 사죄도 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했다"며 "삼성전자가 성장하고, 제품이 많이 팔리는 데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답했다.
아울러 명확한 보상 방안도 언급되지 않았다. 현재 갤럭시S22 시리즈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는 등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OS 사태 이후 뒤늦게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대응이 다소 안일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주주,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사진=김성진 기자(ssaj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