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반성문'을 언급한 채이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에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고민정·김승원·김영배 의원 등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채 위원은 전날(16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비대위 회의에서 "탄핵과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초기에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인사실패와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 마음 잃은 것에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같은 날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문 대통령을 겨냥해 "강성 지지층 눈치를 보느라 마지막 사과 기회를 놓쳤다"며, "퇴임사에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 의원 등은 "누구도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희들은 지난 5년이 '공'은 하나도 없이 '과'로만 채워져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채 위원을 향해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취임 직후부터 마주했던 전쟁의 위기, 점점 고조되었던 대외 경제 위기, 가까운 이웃과 맞서야 했던 일본 수출규제의 위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코로나19와의 전쟁 등 문재인 정부는 수많은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왔다. 왜 그 노력은 보지 않는 것이냐"며 "그런 점에서 우리 당의 비상대책위원인 채이배 위원의 언사는 깊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당 비대위를 향해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 달라"며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더불어 동료 의원들께도 부탁드린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함께 머리를 맞댄 토론장에서 논쟁하자"며 "지난 대선 패배가 당의 분열이라는 더 큰 위기가 되지 않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유리알 만지듯 조심하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입장문에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 15명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민형배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채 위원의 발언을 겨냥 "내용도 품위도 예의도 없는 정돈되지 않은 주장들이 비대위원의 이름으로 튀어나오는 걸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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