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3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협조를 요청하며 "민주당이 다수가 있는 지역에서는 절대 (선거구 쪼개기를)하지 않겠다는 걸 당론으로 채택하고 전당적으로 결의하는 걸 우선해달라"고 권했다.
여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 위원장을 만나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통합정치, 협치, 연합정치를 얘기한 만큼, 그 정신이 지방의회에서도 실현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정의당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의회 1개 지역구 당 3~5인의 의원을 선출할 수 있게 하고, 4인 이상 선출 지역구를 2인 이하 선출 지역구로 쪼개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기초의원 1인이 담당하는 지역구가 너무 넓어져 지역과의 친밀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오히려 기초의원 소선거구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여야는 전날(22일)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윤 위원장은 이같은 여 대표의 요청에 "기초의회 선거에서 2인 선거구를 없애고 명실상부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저희 정개특위 간사인 김영배 의원이 직접 발의했고, 그 법을 저희는 당론으로 채택하는 절차까지 밟았다"며 "아시는 것처럼 정개특위에서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이 법을 상정해서 논의하자고 얘기했는데 결국 국민의힘이 끝까지 어깃장을 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으로 소선구제로 돌아가자고 얘기하면서 정개특위 상정을 거부했고, 오히려 자기들 지역구의 광역의원 숫자를 대폭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선거구제가 헌법재판소 판결로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았기에 선거구를 조정하지 않으면 위헌 상태인 선거가 될 수 있다. 저분들(국민의힘)이 아직 본인들이 집권여당이라는 생각을 요만큼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동에 참석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선거구 관련 논의에 김기현 원내대표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돌파할지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내일 열릴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등 정치개혁을) 끝까지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 대표는 이날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협조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저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며 공감을 표하면서도 "그러나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거구제를 정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당내 공감이 있다"며 당장의 협조 요청에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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