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롯데그룹의 새로운 HQ(헤드쿼터) 체계로의 변화를 완료하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HQ 체제에서는 인사·재무 기능이 자체적으로 생겨 더욱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마케팅전략본부를 담당할 임원을 제외하고 유통군 HQ 세팅을 완료했다.
지난해 발표한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를 6개 사업군으로 유형화하고 그중 유통·호텔·식품·화학군은 HQ조직을 갖추기로 한 바 있다.
사실 2020년 초 롯데쇼핑은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HQ체제를 도입했다. 위기를 맞은 롯데쇼핑을 재건하기 위해 강희태 전 유통BU장 부회장이 내세운 전략이었다. 전 사업부문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면서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조직 지원체계를 일원화해나갔다.
이를 통해 '톱-다운' 방식의 일원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백화점사업부와 HQ조직 간 업무가 겹치면서 오히려 효율성이 저하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HQ가 설치된 지 반년 만에 HQ조직을 축소하고 이를 다시 백화점사업부에 이관한 이유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기존 지주와 계열사를 연결하는 BU를 없애고 HQ체제를 도입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이 갖춘 HQ체제가 전 계열사에 확대된 셈이다. 그중 외부 출신을 유통군 총괄대표로 앉히면서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이번 체제 변화로 각 HQ에서 인사와 재무가 가능해졌다. 즉 기존 BU 체계에선 불가능했던 인사와 재무에 관한 의사결정을 HQ에서 내릴 수 있게 됐다. 과거 지주에서 내렸던 의사결정이 HQ에서 가능한 셈이다.
먼저 유통군 총괄을 맡은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롯데쇼핑 내에 설치한 HQ조직은 각 본부장이 수평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는 구조로 짜여졌다. 기존 롯데쇼핑HQ 기능을 일부 흡수하되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 수직 체계를 탈피해야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군 HQ조직은 계열사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형태이지만 이전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주요 부서가 동일한 본부 체계를 지녔다. 특히 김 부회장이 경영전략본부장을 직접 맡아 총대를 메고 실무에 나섰다.
롯데그룹의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사장은 롯데제과·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 등의 계열사를 아우르는 식품군 전략실인 HQ조직을 롯데제과 내에 신설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제과 출신 등 순혈 임원이 배치된 가운데 호텔·유통군과 달리 조직진단을 맡는 부문을 신설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또한 롯데그룹은 유통·호텔·식품·화학군과 렌탈·건설에 포함되지 못한 계열사를 묶어 '인프라군'으로 분류했다. HQ조직을 두지 않고 롯데지주가 직접 해당 계열사를 관리하는 가운데 롯데컬처웍스도 인프라군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를 살펴보면 주요 사업군과 영위하는 업종이 상이하거나 대분류에 속하지 못하는 계열사 대부분이 인프라군으로 분류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자리하지 못한 계열사를 묶어 지주사가 일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HQ 체제 전환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구체적으로 나타날지는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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