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평소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해 무선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나 거리를 걸을 때는 물론 일을 할 때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종종 무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곤 한다.
오랜 시간 무선이어폰을 사용하다 보면 가장 걱정되는 건 '귀 건강'이다.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장시간 사용하면 외이도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고막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청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오픈형 이어폰에 대한 관심이 생기던 찰나 소니의 완전 무선 오픈형 이어폰 '링크버즈'를 체험할 기회가 생겨 며칠간 사용해봤다.
처음 제품을 받았을 때 링크버즈의 독특한 모양이 눈에 띄었다. 링크버즈는 새로운 형태의 링 디자인이 적용돼 그간 나왔던 무선이어폰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귓 구멍 쪽으로 들어가는 링 드라이버는 가운데 부분이 뚫린 동그란 형태로 '도넛' 모양과 비슷했다.
이러한 독특한 모양 때문에 이어폰을 착용해도 착용하지 않을 때와 마찬가지로 외부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대부분 이어폰은 노이즈 캔슬링 등 외부 소리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소니는 자연스레 외부 소리를 받아들이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생각의 전환'을 한 셈이다.
착용감은 지금까지 사용해 봤던 이어폰 중 가장 좋았다. 오픈형은 귀에 딱 맞지 않기 때문에 자칫 뛰거나 운동을 할 때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커널형은 귀에 쏙 맞는 대신 오래 착용하면 압력 때문에 귀가 아팠지만, 링크버즈는 안정감과 편안함이 동시에 들었다.
새로운 형태지만 착용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링 드라이버를 귓구멍을 향하게 끼운 뒤 실리콘 소재의 피팅 서포터를 귀 안에 걸치니 알맞게 착용됐다. 이어폰을 귀에 고정할 수 있도록 적용된 피팅 서포터는 누구나 편하게 이어폰을 장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이즈가 마련돼 있었다.
음질도 나쁘지 않았다. 커널형이나 노이즈캔슬링이 적용된 이어폰에 비해서는 몰입감이 덜하긴 했지만, 귀에 딱 맞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웠다. 링크버즈에는 소니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WF-1000XM4에 쓰인 신형 통합 프로세서 V1이 탑재돼 고음질을 제공한다.
외부 소리가 들린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용하는 동안 편안함과 불편함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예컨대 이전에는 집에서 무선이어폰을 착용한 채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볼 때면 남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링크버즈를 착용했을 땐 남편의 목소리가 바로 들려 즉각 소통이 가능했다.
반면 소음이 큰 지하철을 탈 때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절실해지곤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유입되지 않아 음악 소리가 잘 들렸지만, 주변 사람들의 소리와 지하철 소음 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소음이 많은 곳에서의 통화 음질도 떨어졌다. 링크버즈는 노이즈 감소 알고리즘으로 주변 소리를 줄이고 목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하는 특성을 갖췄다. 이 때문에 상대방에게는 내 목소리가 잘 들리는 듯했지만, 정작 사용자에게는 외부 소음이 그대로 다 들리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흥미로운 기능은 많았다. 이어폰 본체는 귓바퀴 앞쪽을 탭하면 음악 재생 및 정지, 다음 곡 넘기기 등을 할 수 있었다. 주변 소리에 따라 음량을 조절해주는 '적응형 볼륨 제어', 대화를 시작할 경우 목소리를 감지해 음악을 자동으로 멈춰주는 '스피크 투 챗(Speak-to-Chat)' 기능도 유용했다.
링크버즈는 그 어떤 이어폰보다 타깃층이 분명해 보인다. 극강의 몰입감과 음질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맞지 않는 제품일 수 있다. 전화 응대 업무가 많은 경우, 안전하게 운동을 하고 싶은 경우 등 일상의 소리는 들으면서 오랜 시간 편하게 사용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니 관계자는 "링크버즈는 주변 소리를 차단하지 않으면서 음악을 즐기고 싶은 경우에 유용하다"며 "일상 속 모든 순간을 음악으로 채워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