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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기차 '게임 체인저' 급부상…정의선 '퍼스트무버'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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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기차 판매 글로벌 톱5 안착…2030년 글로벌 점유율 12% 목표 청신호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3대 올해의 자동차 시상식에서 전기차로 2관왕에 오르는 등 무한경쟁에 돌입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전기차에서는 선두주자가 돼야 한다며 투자·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관지 '뉴스위크'의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관지 '뉴스위크'의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오토쇼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아이오닉 5는 이 밖에도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상까지 휩쓸며 월드카 어워즈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석권했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에는 전 세계적인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세계 올해의 차'와 함께 '유럽 올해의 차', '북미 올해의 차'가 가장 권위있는 3대 '올해의 차' 시상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를 앞세워 이 중 2개의 상을 휩쓴 것이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5는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에 잇달아 선정됐다. 여기에 '2021 IDEA 디자인상 금상',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까지 수상하며 현재까지 출시된 전 세계 전기차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아 EV6는 '유럽 올해의 차', '아일랜드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영국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최우수상 및 본상' 등을 수상하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본상'을 받기도 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우위를 선점한 데에는 전기차시장의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되겠다며 적극적으로 투자와 개발을 이끈 정의선 회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전기차 개발이 한창이던 2018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는 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성능과 가치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자"며 그룹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정 회장의 이같은 의지는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성공적 개발로 이어졌다. E-GMP는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정의선 회장의 방향성 아래 구체화됐다.

전용 플랫폼 개발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정 회장은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선 전용 플랫폼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직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회장은 높은 비용 때문에 다른 경쟁업체들이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신기술을 E-GMP에 적극적으로 탑재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과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급속·초급속 등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충전시스템', 승차감과 핸들링은 향상하고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4WD와 2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하는 '전기차 감속기 디스커넥터' 등도 이러한 경로로 개발됐다.

정 회장은 해당 기술들의 개발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디자인, 공간, 편의사양, 전비, 파워트레인 등 모든 측면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기술과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주요 단계마다 직접 진두지휘했다.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이 13일(현지시간) 뉴욕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아이오닉 5의 '세계 올해의 자동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이 13일(현지시간) 뉴욕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아이오닉 5의 '세계 올해의 자동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 회장은 전용 전기차의 과감한 디자인도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기아 EV6 개발 초기,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너무 앞서간다는 일부 고객의 반응이 있어 해당 권역 본부에서 디자인 수정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정 회장은 이러한 디자인에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EV6는 출시 이후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과 '2022 독일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등 글로벌 주요 디자인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정 회장은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차량의 전동화는 이동수단의 진화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해법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회장 취임사에서 "인류의 평화로운 삶과 건강한 환경을 위해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로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앞장서서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차량 개발 단계부터 탄소와 오염물질 감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전기차 전체 밸류체인(Value Chain) 관점에서의 배터리 리사이클 프로세스 구축 등을 추진 중인 것도 이러한 친환경 전략의 일환이다.

정 회장의 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략의 효과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5만2천719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톱5'권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7만6천801대를 팔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EV)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올해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에는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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