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악재 여파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 인기 덕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1분기 동안 출하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전분기 대비 12% 감소한 3억2천800만 대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분기 동안 7천400만 대를 출하해 상위 5위권 업체 중 유일하게 전분기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19%에서 올해 1분기에 23%로 상승해 애플에게 뺏겼던 1위 자리도 되찾았다. 다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3%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플래그십폰 '갤럭시S22' 시리즈(일반·플러스·울트라)가 '게임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앱 논란을 뚫고 흥행에 성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정식 출시 43일 만인 지난 8일 국내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 흥행에 쐐기를 박았다. 하루 평균 2만3천 대 이상 팔린 것으로, 전작 '갤럭시S21(57일)', 2019년 역대급 흥행 기록을 쓴 '갤럭시S10(47일)'보다 빠른 속도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미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의 미국 시장 초기 3주간 판매량은 전작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분기 출하량에 가장 근접한 톱5 스마트폰 브랜드 중 하나였다"며 "올해 2월 말에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는 전작보다 높은 가격으로 출시됐지만, 고객 대응에 잘 나선 결과 전분기보다 출하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동안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이 혼조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 출시를 작년보다 한 달 늦췄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지난해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이를 잘 극복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동안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8% 감소한 5천900만 대에 그쳤다.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지만, 오히려 성장세를 보인 삼성전자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아이폰13'의 판매 호조와 첫 5G SE 시리즈인 '아이폰SE 3세대' 출시 여파로 인해 1년 전에 비해선 1% 하락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은 17%에서 18%로 소폭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도 올해 1분기 동안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샤오미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한 3천900만 대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 역시 작년 1분기 14%에서 올해 1분기 12%로 떨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샤오미는 '레드미9A·10S' 등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경쟁사보다 칩 부족 문제가 더 심했던 것이 하락세의 원인"이라며 "중국 쇼핑 성수기인 새해를 맞아 대규모 쇼핑 축제가 있었지만, 그 혜택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오포 역시 지속적인 부품 부족 문제에 시달리면서 올해 1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전분기 대비 9% 감소한 3천100만 대에 그쳤다. 새로운 신제품 출시가 거의 없었던 데다 오미크론 확산 등의 여파로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 부진이 이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이에 시장 점유율도 1년 전보다 2%포인트 하락한 9%에 그쳤다.
비보도 공급망 위기에 따른 부품 부족 여파로 작년 1분기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출하량은 1년 전보다 19%, 전분기 대비 3% 감소한 3천90만 대를 기록했고,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9%에 머물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애플이 최고의 스마트폰 브랜드로 대체된 분위기지만, 비보는 현지 중저가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출하량 및 시장점유율 감소는) 전 세계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너는 화웨이와 분리된 후 공급망 관리에 신경 쓴 덕분에 올해 1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1천600만 대를 기록했다. 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달성한 덕분에 전분기 대비 출하량도 7% 올랐다.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증가한 5%로 상승했다.
리얼미도 올해 1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천450만 대를 출하했다. 이는 유럽 시장 출하량이 전년 대비 163%나 급증한 덕분이다. 또 인도 시장에서도 1년 새 40%나 성장해 톱3 자리에 안착했다.
테크노, 인피닉스, 아이텔 등을 전개하고 있는 트랜션그룹도 1년 새 23% 성장했다. 특히 인피닉스가 인도, 아시아 태평양, 중동 및 아프리카 등에서 출하량이 증가한 덕분에 올해 1분기 전체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나 성장했다. 테크노 출하량도 전년 대비 28% 증가했으나, 아이텔은 3% 감소세를 보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부품 부족 문제가 조만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1분기 동안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얀 스트라이작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삼성과 애플이 3월 초에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그 결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며 "두 업체가 러시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러시아에서의 합산 출하량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2 %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쟁이 원자재 가용성 감소, 가격 상승,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다른 공급 업체로 이어질 경우 더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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