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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서 불발된 '이재용 사면'…취임식서 총수들 만나는 尹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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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속 '이재용 역할론' 목소리 커져…재계 "韓 경제 위해 사면 서둘러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마지막 사면이 무산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 정부 출범 후 곧바로 사면·복권될 지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기 극복 방안으로 경제계가 한 목소리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외치고 있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후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10일 열리는 윤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대됐다. 이 부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이들은 취임식 이후 열리는 만찬에도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김성진 기자]

대통령 취임식 만찬 자리에 주요 그룹 총수들이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과 5대 그룹 총수들 간 첫 단체 회동이 취임식 만찬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취임식 만찬에는 각국의 외빈이 참석하기 때문에 개별 총수와 자연스럽게 국내외 투자 관련 논의가 오고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간단한 티타임' 수준의 별도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후 대기업 방문과 재계 총수들과의 접촉은 최대한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성장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번 취임식을 기점으로 재계와의 소통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저는 대통령이 되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기업인을 업고 다니겠다"고 말하며 친기업 행보를 드러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에도 경제6단체장을 만나 "공무원들이 말도 안되는 규제하려고 하고 갑질하면 바로 전화하라"면서 "그것만큼은 내가 바로 전화 받겠다"며 기업인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핫라인 구축과 규제개선도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일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일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이 같은 행보 덕에 재계에선 윤 당선인의 취임식 후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현재 가석방 신분으로 정상적인 경영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 출장을 위해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제약이 있고, 대규모 투자와 M&A 결정도 쉽지 않다. 또 지금도 매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이에 이 부회장이 5년 간 취업 제한 등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으려면 오는 7월 형 집행이 완료되기 전에 윤 당선인이 결정해야 한다.

재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도시 봉쇄,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이슈로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빈자리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이 미뤄지면서 국가 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경제5단체는 오는 8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을 포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사면을 요청했지만 무산됐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 찬성 의견이 70%에 육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은 끝까지 결정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복권이 이뤄졌는데도 이 부회장에 대해 사면을 미루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정치인과 달리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사면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았고, 문 대통령이 말한 국민적 공감대에 부합하는 데도 사면이 불발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따라 재계에선 윤 당선인과 이 부회장이 이번 첫 만남을 가진 후 사면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일각에선 현충일·제헌절 특별사면까지 거론하고 있다.

또 윤 당선인 취임 직후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이 부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사면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오는 20~22일 방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게 되면 이 부회장이 직접 생산시설을 안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계기로 윤 당선인과 이 부회장이 향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 상황이 길어지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며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사면 복권돼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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