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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K-반도체 위상 흔들 속 이재용 사면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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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사면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재계, 사법리스크 장기화 우려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계가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결정이 지연되면서 반도체 등 한국 주요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사면 가능성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누구도 사면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8월 가석방 결정을 내렸지만 복권까지 부여할 경우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사면돼야 한다는 여론(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기준)이 60%를 넘긴 하지만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반대쪽, 즉 주요 지지층 입장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 부당합병'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삼성 부당합병'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돼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8·15 광복절을 기념으로 가석방됐다.

올들어선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 재판을 매주 목요일 받는 것 외에는 공식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이 취업 제한을 적용 받고 있어 실질적 경영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의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대규모 투자, M&A 결정도 미뤄졌다. 그 사이 이 부회장이 힘을 싣던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반도체를 비롯한 한국 산업 기초 체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계에선 이를 우려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해 왔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모임인 '협성회'는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복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협성회는 청원서에서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통해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도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함된 기업인의 사면복권을 청원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방한 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는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 부회장의 사면론이 부상하기도 했다.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꾀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주 목적은 삼성 반도체와 협력이고, 윤석열 당선인과 한미 경제협력 논의에서도 이 부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사면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의 사법리스크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에 대해 사면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 달에 네 다섯번 받는 삼성물산 재판도 1심 선고까지 2~3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6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사면에 나설 가능성도 일부 있다. 여전히 사면에 대한 정치적 이해가 걸려 있는데다 이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에는 여론이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가석방은 취업제한, 해외출장 제약 등 여러 부분에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법리스크가 언제까지 길어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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