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혁신을 방해하는 조치다."
최근 유럽연합(EU)의 모바일 기기 충전기 'USB-C타입' 단일화 움직임에 이처럼 반발했던 애플이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다. '아이폰15' 라인업 일부 모델에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이 아닌 USB-C 포트를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12일 IT 전문 매체 맥루머스는 애플 전문가로 불리는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오는 2023년 출시될 '아이폰15'에 USB-C 충전방식이 탑재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아이폰5'에 처음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한 이후 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많은 기기들은 USB-C 타입을 채택하면서 사실상 충전 표준이 됐다.
궈밍치는 "부품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3년 아이폰은 라이트닝이 아닌 USB-C로 전환할 것"이라며 "'USB-C'가 적용될 경우 아이폰의 전송 및 충전 시간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유럽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가 모바일 기기 충전기를 USB-C로 통일하는 법안을 확대 적용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개정안에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바일 기기의 충전기 단일화를 강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발효될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등 충전기는 모두 USB-C 방식이 적용된다. 다만 스마트워치, 건강 추적기처럼 USB-C 포트를 설치하기 힘들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EU에서 이처럼 나선 것은 환경보호와 사용자 편의성이 때문으로, 약 10년 전부터 해당 법안 도입을 추진해왔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매년 유럽에서 5억 대 이상 충전기가 출시되고 있고, 전자 폐기물 규모는 최대 1만3천 톤이다.
IMCO는 "제조업체에 관계없이 USB-C 포트가 장착돼야 한다"며 "(규격을 통일하면)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살 때마다 더 새 충전기와 케이블을 같이 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맥루머스는 "애플이 아이폰에도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를 탑재하려는 것은 유럽연합의 정책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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