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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VS '선거'…민주, 새 정부와 협업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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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회 연설서 '협치' 강조…윤호중 "부적격 인사 해결부터"

野, 한덕수·한동훈·정호영 부적격 주장…"말로만 협치인가"

민주 일각 한덕수 인준 주장…"선거 위한 대승적 결단 필요"

北 코로나 지원·소상공인 추경 논의 등엔 '적극 협조'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회주의는 국정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입니다. 법률안·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같은 대통령의 협치 제안과 계속 거리를 두고 있다. 내각 임면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새 정부의 협조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내부 반응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는 대통령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도 "국민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국무위원 후보에 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즉각 정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협치와 협력을 원한다면 국회에 오기 전에 할 일이 있다"며 "협치를 방해하는 수준 이하의 양심 불량 장관 후보자와 비서관들을 먼저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사 문제에서 민주당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협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주민 의원(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박주민 의원(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민주당이 집중적으로 비토하고 있는 내각 인사는 한덕수 국무총리·한동훈 법무부장관·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동훈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한 후보자의 채널A 유착 의혹, 고발사주 의혹 등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부적격이란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 한덕수 인사청문특위 간사였던 강병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총리 후보자가 공직 퇴임 이후 김앤장 등에서 벌어들인 금액만 무려 44억에 달한다. 이런 분이 회전문 인사로 공직 사회에 복귀한다면, 그 악영향이 얼마나 클지 가늠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국민이 부적격하다고 주장하는 데도 대통령과 여당은 한 사람도 물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말로만 협치할 뿐 야당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데 여야 협력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총리 인준 문제만큼은 양보해주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전날 인터뷰에서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지만 인준했으면 좋겠다. (일단 인준해서) 맡긴 후 나중에 책임을 묻는 것이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성호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무지 미덥지 못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진용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 총리후보자 인준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새 정부의 인사를 지나치게 방해하는 게 (선거에) 좋은 영향을 줄진 모르겠다"며 "선거나 향후 정국을 위해 대승적 결단이 필요해보이는 지점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민주당은 정부, 여당과의 이견이 크지 않은 현안에 대해서는 협치의 문을 열어가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정부의 북한 코로나 지원 논의와 관련해 "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환영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과의 첫 상생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은 정부가 요청안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에 대해서도 "신속한 처리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국회 심사과정에서 코로나19로 생존의 위협을 받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이 온전한 보상을 받고,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께 더 촘촘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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