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올해 1분기 속도가 붙는 듯했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협상이 다시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연내 삼성전자의 WOLED TV 출시는 힘들 것으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협상은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양사의 협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OLED 동맹설'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만나 OLED 패널 공급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당초 양사는 협업설을 부인했지만, 차츰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왔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업이 이르면 올해 2분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2분기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WOLED TV 패널 공급을 시작하고, 삼성전자가 하반기 W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5~6월 중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가 연내 WOLED TV를 선보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패널 공급부터 완제품 생산, 제품 홍보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적어도 2분기 안에는 협상이 이뤄져야 연내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올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 전망치를 종전 846만 대에서 779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WOLED TV 출시가 연기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상에 진척이 없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가격'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OLED 패널 가격을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낮게 제시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이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시장 상황도 얽혀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폭발로 상승했던 LCD 패널 가격이 지난해 중반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시간을 벌게 됐다. 지난해 LCD 패널 가격이 치솟을 때만 해도 수익성을 위해 OLED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1위 업체라는 점도 고민을 깊게 하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16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OLED TV 시장에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TV 라인업 재편에 있어 여러모로 복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내놨지만, 물량 부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밀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시간이 걸리더라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동맹 가능성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전체 TV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OLED TV 시장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을 전년보다 189만8천 대 감소한 2억1천163만9천 대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10년(2억1천만 대)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OLED TV 시장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800만 대 수준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OLED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역시 진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협상이 아예 무산되진 않을 것 같다"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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