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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느낀 이재용, 유럽서 '동분서주'…'반도체 초격차'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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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ASML 이어 벨기에 imec 방문…반도체 최신 기술·미래 먹거리 고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유럽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확보를 위한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루크 반 덴 호브 imec CEO와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며 반도체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사진=삼성전자]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했다.

imec은 지난 1984년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첨단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현재 95개국에서 모인 4천500여 명의 연구인력이 국가를 초월한 다국적 연구를 수행하며 3~10년 뒤 상용화될 미래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연간 예산은 약 1조원 규모로 대부분 정부 펀딩 및 회원사의 연회비로 마련된다. 기술을 선도하는 전 세계 600개 이상의 기업 파트너와 학계의 네트워크로 광범위한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벨기에 외에도 네덜란드,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 등 세계 6개국에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설계, 공정기술, 소재, 장비 등 반도체 분야 외에도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에너지까지 다양한 첨단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삼성의 미래 전략 사업 분야와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은 지난달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 인공지능(AI) 및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 부회장은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주목 받았다.

이에 이 부회장은 imec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곳에선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외에 ▲인공지능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imec 방문은 미래 전략 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전날 네덜란드에서도 EUV 노광 장비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특히 ASML 본사에선 피터 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과 만나 미래 반도체 트렌드와 중장기 사업전략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도 배석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2020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이는 반도체 초격차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EUV 장비 수급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SML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연간 생산량은 40~50여 대 수준이다. EUV 장비는 대당 가격이 2천억~3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지만,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경쟁업체들이 장비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에게도 EUV 장비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ASML 경영진과 만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함으로써 EUV 장비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며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이 부회장이 ASML과 imec을 잇따라 방문해 차세대 기술 개발과 미래 사업 준비에 적극 나서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만큼 삼성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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