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리는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자 전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패런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차량용 카메라 시장은 연 9.25%씩 성장해 2031년 249억8천만 달러(약 31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보급 확대가 차량용 카메라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특히 자율주행차가 진화할수록 탑재되는 고성능 카메라가 증가해서다.
카메라모듈은 외부 환경을 인식해 정보를 처리하는 프로세서에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보내는 부품으로 렌즈, 이미지센서, 구동장치인 액츄에이터 등으로 구성된다.
차량용 카메라모듈은 운전자 감시, 차선 인식, 표지판 인식 등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한다. 폰 카메라모듈보다 가격도 2~3배 비싸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병기 삼성전기 광학개발팀장(상무)은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탑재되는 카메라가 많아진다"며 "레벨3 단계가 되면 20개 이상까지 많은 카메라가 탑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용 카메라모듈은 고성능, 고신뢰성이 요구된다"며 "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극악의 환경에서도 구동돼야 하기 때문에 테스트에만 2~3개월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수주, 투자 확대로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테슬라에 수 조원대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면서 분위기를 타고 있다. 삼성전기는 테슬라 세미·사이버트럭 카메라 모듈을 전량 수주했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10%대 점유율로 20%대인 LG이노텍에 뒤지고 있지만 차량용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카메라모듈은 하반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전기차업체로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최근 경북 구미의 LG전자 A3 공장을 2천834억원에 인수해 카메라모듈과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 역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에 연말까지 1조원대의 시설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의 거래량이 늘었고 전기차 카메라모듈 물량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경쟁사 진입 가능성은 가장 큰 잠재위험이나 고객사 내 점유율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 점유율 확대가 영업 이익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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