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이 인력을 감축하거나 신규 채용을 줄이고, 출장 및 회식을 자제하는 등 회사 지출을 절감할 것을 예고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가 직원들에게 출장, 외부교육, 회사 모임 등 관련 지출 축소를 당부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MS 관리직급 직원들은 야유회에서 쓴 식음료 비용 등을 회사에 청구하지 않고 사비로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대비해 긴축 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에서 지출 관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후드 CFO는 당시 "운용 효율성과 집행 규율에 집중하며 회사 성장 부분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비필수 경비 지출을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MS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19억 달러(약 68조4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이는 2년 만에 가장 저조한 증가율이었다. PC·비디오게임에서 판매량이 감소했고, 달러 강세로 해외 매출 타격 등이 원인이었다.
이에 MS는 가장 먼저 신규 채용을 중단했고, 지난달에는 임직원 18만1천명 중 약 1%(1천810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한 소식통은 최근 소비자용 소프트웨어 상품 개발을 돕는 '모던 라이프 익스피리언스 그룹'의 일부 직원을 해고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오라클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마케팅·고객경험 부서에서 우선적으로 감원이 시작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디인포메이션 등에 따르면, 오라클은 최대 10억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전세계 직원 수천명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연말 기준 오라클의 전세계 정규직은 14만3천여명이다. 다른 부서에 비해 성장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진 고객경험 부문과 마케팅 부문부터 일자리를 줄이기 시작했다.
다만, 오라클의 정리해고는 직원 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대대적 인력 감축 후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라우드 분야 경쟁력과 헬스케어 사업을 키우는 것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세계에서 시가총액 1위인 애플도 긴축 경영에 나섰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채용 속도를 늦추고, 지출도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일부 부서에 한해 내년 연구개발(R&D) 예산과 고용 계획을 감축할 방침이다. 애플 일부 부서는 인력을 늘리지 않고, 퇴사한 임직원에 대한 충원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긴축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는 채용을 늦추고, 비교적 우선순위가 낮은 부문에 대한 투자는 일시 중지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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