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국가 경제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요청했다. 또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좀 더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16일 오후 2시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정례 회의 참석 전 기자들이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질문하자 "국민과 국가 경제를 위해 더 큰 수고를 해주시길 기대한다"며 "저희도 철저한 준법 감시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에 대해선 "위원회도 지금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한번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다만 지배구조 개선 과제의 진척 사항에 대해선 "아직 공개할 정도는 아니다"며 "좀 더 진행되면 말하겠다"고 말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 계열사들의 준법 감시·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한 독립적·자율적 위원회로, 이 위원장을 포함한 6인의 외부위원과 1인의 내부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현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등 삼성의 7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준법감시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이 부회장 복권 후 첫 회의로,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렸으나 결국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 위원장과 만나 준법위 위원들과의 만남을 정례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특별 복권으로 경영 활동에 대한 제약이 없어지면서 회의에 참석할 수 있지만, 복권 되자마자 준법위 회의를 가기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이날 '이 부회장과 조만간 면담할 예정인지' 묻자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다.
이번 회의에선 내부 거래 승인, 준법위로 접수된 신고·제보 관련 보고 등 통상 현안을 주로 다룰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오너가가 경영은 세습하지 않되 이사회를 지배하는 '이사회 경영' 위주로 개편한다는 내용의 회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준법위와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2020년 5월 대국민발표를 통해 4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지배구조 개선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2기 준법위는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을 꼽으며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삼성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발주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올해 상반기 중 받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에서 검토를 진행 중으로, 연내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준법위와 내용을 공유하고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물산을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등 기존에 제시된 방안이 많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며 "일단 금산분리 위배 지적을 받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분구조 변화와 함께 총수 일가의 경영참여 방식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삼성의 새 컨트롤타워가 복원될 것이란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사진=김성진 기자(ssaj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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