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선방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전 완성차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세계 3위에 올랐다. 자동차가 전기차를 넘어 자율주행화하면서 차별화된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329만9천대를 판매했다.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천대) 독일 폭스바겐그룹(400만6천대)에 이은 세 번째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 기준 4위에서 순위를 한 한계 끌어 올렸다. 현대차그룹이 판매량 글로벌 '톱3'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완성차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전기차 시장 공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주요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배터리전기차(BEV) 3만3천323대(현대차 1만5천600대·기아 1만7천723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9%를 차지하며 테슬라(70.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기존 내연기관에서 배터리 전기차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가운데, 산업의 패러다임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완성차 업계의 경쟁력으로 부각되며, 향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패권이 소프트웨어 파워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 2020년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조직인 카리아드(CARIAD)를 신설하고, 2026년까지 1만 명의 직원을 확보,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기술에 300억 유로(약 4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은 자율주행 관련 핵심 자회사인 크루즈(Cruise)를 통해 차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인 울트라 크루즈(Ultra Cruise)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소프트웨어 역량이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판단해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1조6천억원 ▲모빌리티·플랫폼 1조2천억원 ▲커넥티비티 1조원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보틱스·인공지능(AI) 4조8천억원 등 2030년까지 미래산업 역량 확보에 23조5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아도 2026년까지 전략 투자에 5조원을 배정했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최근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차원에서 약 1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5천520억원을 투자해 미국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AI 연구소 지분 95%를 확보하고,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향후 AI 기술이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필수적인 영역이 될 것으로 보고 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4천277억원을 들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및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플랫폼 스타트업인 포티투닷(42dot) 지분 73%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는 내부 인재 양성 강화는 물론 적극적인 외부 인재 영입과 대외 협력 추진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SDV 개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최적의 고객 맞춤형 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 AI 연구소와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설립을 통해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아울러 핵심 인재 양성과 영입으로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AI 연구소와 포티투닷 지분 투자는 미래차 신사업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외부 수혈을 통해 미래기술 확보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성공적인 런칭 후 2024년 국내외 로보택시 상용화 계획을 지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할 수 있고,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 로봇, UAM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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