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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삼성 인싸' 이재용, MZ 직원 사진 요청에 본인 폰 꺼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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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건설 이어 TV 사업장 방문…활발한 현장 경영 속 임직원들과 '소통' 집중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부회장님, 저희 부서원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 한 말씀 부탁 드려도 될까요?"

최근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과의 '소통'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챙기지 못한 반도체, 건설, TV 등 주요 사업 현안을 면밀하게 살피면서도 임직원들과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조직 분위기 개선에 앞장선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한 임직원의 영상편지 요청에 바로 스마트폰으로 영상 촬영에 나서는 한편, MZ세대 여직원이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손으로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4'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하자 바로 본인 휴대폰을 꺼내어 같이 포즈를 취해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한 남직원이 차 관련 마니아라고 말하자, 스마트폰 속 본인이 개조한 차 사진을 직접 보여주며 자랑하기도 해 주목 받았다.

이후 진행된 전략 제품 보고는 차세대 전략 제품에 참여한 제품·서비스 기획, 플랫폼 및 S·W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의 MZ세대 직원들이 이 부회장에게 직접 설명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MZ직원들은 각자가 담당하고 있는 ▲마이크로 LED ▲Neo QLED ▲QD OLED TV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기 제품의 특징과 콘셉트를 이 부회장에게 직접 소개하고 시연했다.

이 부회장이 전략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해 경영진이 아닌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재계에선 '파격 행보'로 평가했다.

DX 직원들과의 간담회에는 VD·MX·생활가전·네트워크사업부 및 빅데이터센터 등에서 제품·서비스 개발, 마케팅, 영업 등을 맡고 있는 MZ세대 직원들이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MZ세대의 관심사와 고민 ▲MZ세대가 느끼는 삼성의 이미지 ▲미래 신사업 아이디어 ▲혁신적 조직문화 확산 방안 ▲경력 개발 로드맵 ▲회사 생활 애로사항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앞서 이 부회장은 복권된지 나흘 만인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연구개발) 단지 기공식에 참석하며 대외 행보를 본격화 했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 2020년 8월 수원사업장 '워킹맘' 직원들과의 간담회 이후 2년여 만이었다.

특히 한 직원이 당시 이 부회장에게 "출근 전 아내에게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사진을 요청하자, 이 부회장은 해당 직원의 아내에게 영상통화를 했다. 또 간담회를 마친 뒤 직원 한 명, 한 명과 독사진을 찍은 한편, 점심에는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라면을 먹기도 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닷새 만에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임직원들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구내식당에서 일본식 비빔밥인 '마제덮밥'을 직접 식판에 받아 식사해 주목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 같은 소통 행보는 이 부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인재 중심 경영'과 맞닿아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시장의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들도 소통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사내게시판 '나우(NOW)'에 여름 휴가철에 맞는 도서를 추천하는가 하면, 게시판에 올라온 직원들의 글에 연일 답글을 달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경계현 DS부문 사장도 사내 소통 채널 '위톡(WeTalk)'을 통해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경 사장이 부임한 지난해 12월 개설된 위톡은 반도체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소통하는 자리로, 매주 수요일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반도체와 VD사업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다른 사업장도 순차적으로 방문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반 직원의 직급을 줄이거나 폐지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오너인 이 부회장이 직접 소통까지 나서는 모습이 젊은 직원들에겐 큰 자극이 되고 있다"며 "다른 경영진이나 전문가가 아닌 오너만이 할 수 있는 조직 문화 유연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경영 활동에 제약이 사라진 이 부회장은 앞으로 내부 조직 정비에 힘을 더 쏟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 역시 임직원의 소속감과 역량을 고취시킬 수 있는 조직 문화 개선에 적극 나설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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