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누설 전류를 잡아 전력 효율과 동작 속도를 높인 D램을 상용화했다. 이들 업체는 새로운 공정 기술 적용으로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D램에 '하이 케이 메탈 게이트(HKMG)' 공정을 도입했다.
양사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따른 누설 전류를 막기 위해 유전율이 높은 물질로 절연막을 만들어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 구현했다.
절연막은 전자의 누설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층이다. 공정 미세화로 트랜지스터 크기가 작아지면서 절연막의 두께도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두께가 너무 얇아지게 되면 누설 전류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곧 반도체 신뢰성 문제로 직결된다.
두 회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절연효과가 높은 물질을 새롭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폴리실리콘옥시나이트라이드(PSiON)' 대신 유전상수 K가 큰, 즉 유전율이 높은(High-K) 물질로 절연막을 만들어 두께는 줄이면서 누설전류를 줄인 셈이다. 또 새로운 절연막에 적합하도록 기존 폴리실리콘에서 메탈 게이트로 바꿨다.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HKMG 공정 기반의 DDR5 D램을 대만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업체 지스킬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HKMG 공정을 적용한 512GB DDR5 메모리 모듈을 개발했다.
DDR5는 DDR4보다 성능이 약 2배 향상된 PC·서버 D램 규격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칩 기준 최대 7천200Mbps며, D램 칩을 모아 만든 모듈은 30GB 용량 UHD 영화 2편 정도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KMG 공정 적용으로 DDR5 모듈은 성능이 향상되면서 전력 소모는 1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HKMG 공정을 도입한 LPDDR5X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초저전압 범위인 1.01~1.12V에서 작동하면서 이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이는 데도 성공해 전력사용 효율성을 확보했다.
모바일용 D램으로 불리는 LPDDR의 경우 규격명에 LP(Low Power)라는 표현이 사용된 만큼 낮은 전력 소비가 최대 관건이다. 모바일의 경우 전력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제품의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선 전력소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LPDDR5X를 통해 D램의 소비전력이 낮아지면서 해당 제품이 적용된 모바일 디바이스는 한번 충전으로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이번 LPDDR5X는 이전 세대 대비 33% 빠른 8.5Gbps의 동작 속도를 지원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LPDDR5X는 모바일용 D램 중에서는 최초로 HKMG 공정을 도입한 것"이라며 "속도 향상은 물론 소비전력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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