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수습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선보였지만 국내 반응은 잠잠한 상태다. 이렇다 할 대응책도 아직은 내놓지 않는 분위기다.
넷플릭스는 지난 4일 광고 시청을 전제로 한 신규 저가요금제 '광고형 베이식(월 5천900원)'을 출시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9개국에 동시 적용됐다.
해당 요금제는 기존 '베이식(월 9천500원)' 대비 절반 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시간당 평균 4~5분 가량의 광고를 시청하면 이용 가능하다. 다만 최고 화질이 720p 수준으로 제한되며 빨리감기·동영상 다운로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등 이용 조건 상 제약이 있다. 광고 빨리감기나 동시 시청 기능도 지원되지 않는다. '하우스 오브 카드', '뉴 걸', '라스트 킹덤', '굿 플레이스' 등 일부 라이선스 문제가 있는 인기 콘텐츠들도 시청이 불가하다.
넷플릭스 구독자는 올해 1분기 20만명, 2분기에 97만명이 감소한 바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영향으로 수혜를 입은 이후 성장성 정체가 이어진 것. 새롭게 출시된 광고 요금제는 더 이상의 구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대안이었다.
광고 요금제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수익 모델을 개선하고자 한 넷플릭스의 기대와 달리 국내 소비자 반응은 미온하다.
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소비자 1천473명에게 넷플릭스의 '광고형 저가 요금제'에 대해 물은 결과, 2022년 하반기 소비자 중 '광고형 저가 요금제'를 이용(가입 또는 전환)하고 싶다는 반응은 13%에 그쳤다.
응답자의 과반수인 51%는 '가입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광고를 시청하는 것 자체가 싫어서'로 나타났다. 기존 가입자의 경우 51%, 비가입자는 35%가 이를 주된 이유로 들어 기 가입자의 저항력이 특히 두드러졌다.
기타 요인으로는 ▲광고 시청 시간이 너무 길어서(14%) ▲화질이 낮아서(12%) ▲동시 시청이 1명밖에 되지 않아서(11%) 등이 뒤를 이었다.
'광고형 요금제의 적정 요금 및 광고시간' 항목을 통해서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요금은 평균 4천200원, 적정 광고시간은 2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체계와는 요금 수준과 광고 시간 모두에서 차이가 있었고 특히 광고 시간의 경우 두 배 이상의 간극을 보였다.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가 이렇듯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가운데 국내 OTT 업계도 이렇다 할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내 OTT 업계 종사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곤 있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은 상태"라며 "추후 필요할 경우 새로운 형태의 요금제 출시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현재로선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 다수 국가에선 구독료 부담이 급증해 광고 요금제가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OTT 서비스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제휴 상품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다수의 국내 '토종 OTT'들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에 대응해 저가 가격 정책을 펴는 것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해외 시장의 경우 분위기가 다르다. 먼저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에 이어 광고 요금제 출시를 선언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다음 달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현행 요금제와 같은 가격인 월 7.99 달러(약 1만530원)의 광고 요금제를 선보인다. 기존 요금제는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붙여 월 10.99 달러(약 1만4천480원)로 약 38% 인상한다. '애플TV+'도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광고형 요금제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박소희 수습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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