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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KB증권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 무죄…수수료 우회 수취는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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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 전 델타솔루션부 팀장, 2년 실형…직무관련 정보 이용 금지 혐의 인정돼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1조6천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법원이 KB증권 전·현직 임직원의 불완전판매 가담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판결했다.

다만 판매수수료 우회 수취 혐의와 핵심피고인 KB증권 전 델타솔루션부 팀장 김모 씨의 부당이득 취득 혐의 일부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KB증권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선고공판이 진행됐다. 사진은 서울 남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아이뉴스DB]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KB증권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선고공판이 진행됐다. 사진은 서울 남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아이뉴스DB]

서울 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4부(부장 김동현)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 외 KB증권 임직원 4명과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 KB증권 법인 등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KB증권과 라임운용이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뒷돈을 받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판매 수수료를 취득하는 등 직무상 정보로 개인 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하면서 김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KB증권 직원 류모씨, 김모씨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KB증권 법인에겐 벌금 5억원을 내렸다. 문모씨와 신모씨에겐 각각 징역 6월과 8월의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 유예란 경미한 범죄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판결이다. 이 전 부사장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전·현직 임직원에게 부여된 벌금도 선고 유예됐다. 재판부는 전·현직 임직원 5명에게 각각 벌금 1억원을 부과했으나, 선고를 유예했다.

KB증권 전현직 임직원들은 라임운용의 국내투자 펀드와 관련해 펀드 자산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고객에게 상품을 계속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지난 2018년 말~2019년 초부터 라임 펀드와 관련해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며 담보 유형이나 비율, 사업장 소재지 등을 자세히 파악하고 이를 통해 부실 내용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단계적인 활동을 진행하면서도 일반 투자자에게 상품 판매를 지속하고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펀드 판매 당시 판매사인 KB증권이 펀드 부실을 인지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라임 펀드와 관련해 실체없는 투자사에 편중 투자되고 있다는 풍문이 있었던 것은 맞다. 그것에 대해 (KB증권에서) 어느 정도 조사가 이뤄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 조사 결과에 대한 보고서가 작성된 것은 지난 2019년 4월이다. 보고서 내용도 '풍문은 사실이 아니다'는 것이다.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결과와 다른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KB증권은 2019년 1~2월경 펀드 기초자산에 대한 확인과 분석을 진행했고, 뒤이어 리스크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며 "그렇지만 기초자산을 확인하고 분석했다고 해서 펀드의 부실징후나 부실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인다. 변경된 리스크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부실 가능성을 인식해 이뤄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KB증권이 선제적으로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관련해서도 "인위적으로 여러 수치를 놓고 거기에 회수율을 추정해 본 것에 불과하다. (라임펀드의) 부실이나 부실 가능성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테스트 결과에 의해 펀드의 안정성이나 손실 가능성을 인지했다고 해도, 펀드 제안서에와 연결 시킬 수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내투자펀드가 사전에 고지한 대원칙 하에서 투자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모펀드는 대표적인 헤지펀드이고, 위험자산에 투자해서 수익 내는 것을 기본적인 전략으로 삼고있다"며 "이 사건 펀드는 사모사채 등 금융자산과 메자닌 등에 투자한다는 대원칙이 있다. 그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경제 상황과 수익률 변동에 따라 자유자재로 투자 대상은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모펀드의 부실이나 부실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그 뒤에 이뤄진 '라임 AI스타펀드' 재구조화로 인한 플루토 펀드의 자금 투자 행위가 자본시장법에 위반된다던가 사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 충분한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라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KB증권의 라임 사모펀드 연계 사기성 판매, 펀드 돌려 막기,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와 관련해 김씨에게 징역 8년, 벌금 3억원을 구형했다. 문모씨에 징역 6년, 류모씨에 징역 4년, 이모씨에 징역 4년, 신모씨에 징역 2년 등을 구형하고 각각 벌금 1억~2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부사장에 대해선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 KB증권 법인에 대해선 벌금 7억5천만원을 구형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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