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토스의 알뜰폰(MVNO,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자회사 '토스모바일'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30일 알뜰폰 브랜드 토스모바일의 신규 요금제를 공개했다. 새로 출시된 요금제는 총 4종으로 ▲데이터 100GB 기본제공(소진 시 5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 통화·문자 무제한(행사가 월 3만9천800원·정가 5만9천800원) ▲데이터 71GB 기본제공(소진 시 3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 통화·문자 무제한(행사가 3만4천800원·정가 5만4천800원) ▲데이터 15GB 기본제공(소진 시 3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 통화 100분·문자 100건(행사가 월 2만5천800원·정가 3만5천800원) ▲데이터 7GB 기본제공(소진 시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 통화·문자 무제한(행사가 월 1만4천800원·정가 2만4천800원) 등이다.
직전 요금제는 데이터를 모두 소진했을 시 3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출시를 기념한 행사 가격도 3개월 동안 적용되며 데이터 100GB, 71GB 요금제를 택할 경우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토스모바일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알뜰폰 자회사다. 지난해 7월 비바리퍼블리카는 20년간 통신사업을 운영해 온 중소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했다. 머천드코리아는 그동안 약 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금융계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9년 KB국민은행이 금융규제 특례(샌드박스) 1호로 선정돼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을 출시한 것이 시작이었다. KB리브엠은 출시 당시 망 도매대가가 3만3천원이었던 요금제를 2만2천원에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저가 마케팅을 펼쳤다. KB리브엠 이후 금산분리 문제로 금융권 내 타 사업자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핀테크 기업으로 분류돼 '금융권 2호 알뜰폰' 사업자로 안착했다.
토스모바일 측은 금융권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망 도매대가 이하 수준으로 지나치게 요금을 인하하거나 경품 지급 등 혜택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토스모바일이 꼽는 이번 요금제의 큰 차별점 중 하나는 바로 '캐시백' 제도다. 100GB·71GB 요금제에 가입한 토스모바일 사용자가 '토스페이'를 이용할 경우 사용금액의 10%(최대 5천원)를 토스포인트로 환급해 준다. 토스포인트는 무신사·배달의민족·여기어때·교보문고 등을 포함한 7천여 곳의 가맹점에서 활용 가능하다. 이에 더해 환급받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 이용자 편의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토스모바일은 알뜰폰 이용자들이 꼽는 불편 중 하나인 고객센터 문제도 해결했다.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해 고객 불편에 즉각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토스 사용자의 경우 별도의 알뜰폰 앱을 추가 설치하지 않고서도 토스모바일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개통부터 잔여 데이터 등 이용 현황 확인까지 기존 앱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토스는 고객 서비스 강화를 바탕으로 기존 알뜰폰 가입자가 아닌 이통3사 가입자들을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모바일 관계자는 "과도한 가격 인하 등 기존 알뜰폰 이용자들을 끌어오기 위한 출혈 경쟁보다 서비스·혜택 강화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고자 했다"며 "가격이 저렴한 만큼 서비스 품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 등에서 벗어나 알뜰폰을 사용해 보지 않은 이용자들도 알뜰폰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게 취지"라고 말했다.
사전신청 결과 실제로 기존 알뜰폰(MVNO) 이용자에 비해 이동통신사(MNO) 이용자들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토스모바일에 따르면 토스모바일 신규요금제 사전신청자는 지난 29일 자정 기준 15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MVNO 가입자는 27%에 불과했지만 기존 MNO 가입자가 73%에 달했다. 30일 출시일 기준 총 사전신청자는 나흘 만에 17만명에 달해 혜택과 편의성을 기반으로 가입자를 견인하겠다는 토스모바일 측의 전략이 유효했다는 해석이다. 또 30일 기준 연령대별 호응을 살펴보면 20·30대가 68%, 40대가 22%를 차지하며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토스모바일 신규요금제 출시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71GB 요금제"라며 "기존 통신사에 요구되고 있는 중간요금제 대역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과는 시장 타겟팅에 차이를 둔 것이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기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당장 토스모바일과 유사한 형태의 마케팅을 펼치기는 어렵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모바일의 경우 그동안 금융 플랫폼으로서 '토스'의 이미지나 기반사업 구축이 잘 이뤄진 상태였기 때문에 타 중소 사업자들도 MNO(이통사업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마케팅을 시작하기엔 현재로선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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