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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5조 거대기업이 멈춰섰다"...KT, 사상 초유의 '경영 블랙아웃' 오나(종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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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 주총 8일 앞두고 사의 표명…KT주주들 "외풍에 흔들리는 모습 보여선 안돼"

[아이뉴스24 안세준,박소희 기자]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기 주주총회를 8일 앞둔 시점에서다. 구현모 현 KT 대표의 임기도 오는 31일부로 종료되는 만큼 '경영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우려된다. 매출 25조의 대표 통신 기업 KT가 선장을 잃고 멈춰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휩싸였다.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사진=KT]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사진=KT]

◆KT 주총 8일 앞두고 돌연 사임 의사…왜?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자가 이사들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앞서 KT 1대 주주인 국민연금(10.13%,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이 KT이사회 CEO 인선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주총에서의 표심이 불투명해진 데다 집권 여당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심 끝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윤 후보자는 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수사 대상에도 오른 상태다.

검찰 수사는 한 시민단체의 고발에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KT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사자인 윤 후보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집권 여당 의원들도 KT 인선 과정 자체를 부정하며 "그들만의 리그"라고 공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권과의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주총을 강행해 대표이사가 된다면 괘씸죄로 정치적 압박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후보 사임 시 대표·사내이사 전원 유고 상태

현재 KT 이사진은 윤 후보자를 설득하고 있는 전해졌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윤 후보자의 사임이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면 31일 주총에서 차기 CEO 선임의 건은 폐기돼야 하고 KT는 이를 정정 공시해야 한다.

구현모 현 KT 대표도 이번 주총을 끝으로 CEO직에서 물러날 터라 KT CEO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자칫 현실화될 수도 있다.

KT 정관 제25조에 따르면 대표이사 후보가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지 못한 경우에는 그가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 추천은 무효 처리된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KT SAT 대표의 선임 건이 없던 셈이 된다.

대표이사는 물론 사내이사 전원에 유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전원이 유고될 시에는 직제규정이 정하는 순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즉 윤 후보가 사임할 경우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이나 박종욱 안전보건총괄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중 1인이 임시 CEO로 선임될 수도 있다.

◆ 윤경림 사임에 KT 소액주주들 '당혹'..."참을 수 없는 분노"

이날 윤경림 후보 사임 의사 표명으로 인한 경영진 공백 우려를 지켜 본 KT 개인주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T 소액주주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에는 윤 후보자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검사출신 혹은 정치인이 CEO가 되면 촛불이라도 들어야 할까 싶다", "왜 민간기업인 KT 대표 선출에 개입을 하는지 모르겠다" 등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사임 의사를 거둬들이고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KT주주모임 매니저는 "윤 후보자는 공정과 상식을 믿고 국민, 특히 그동안 지지 의사를 보여준 KT 주주들에게 흔들리는 모습 없이 뚝심있게 나아가길 바란다"고 커뮤니티에 기재했다. KT주주모임은 23일 기준 약 1천700여 명의 KT 개인주주들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다.

한편, 이날 KT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1%(400원) 하락한 3만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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