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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 마친 민주당…'尹때리기' 공세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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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외교·52시간제' 집중 비판…정의당 독자행보엔 '불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대규모 당직 개편으로 '숨고르기'를 마친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대일외교 국정조사, 주(週) 4.5일제 추진을 내세워 대정부 공세를 강화했다. 최근 지지율 상승과 연이은 정부 관련 논란을 호재로 삼아 정치적 재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권의 한 축인 정의당이 이날 민주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 또 다른 갈등이 관측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 윤석열-기시다 한일회담, 정부 강제동원 배상안(제3자 변제안) 등 정부 대일외교 관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한일회담 관련 의혹에 이어 전날(28일) '일본 교과서 왜곡' 논란도 발생하면서 국정조사 추진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상회담이 끝난 후 일본은 전보다 훨씬 더 개악(改惡)된 교과서를 승인했다"며 "(정부 대일외교의 실상을)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 (정부 관계자에 책임이 있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제3자 변제안 추진 과정의 위법성 ▲한일회담 중 독도·위안부 문제 거론 의혹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제한 해제 의혹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정상화 결정 과정 등을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함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민주당은 이날 '주(週)4.5일제' 도입과 관련된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주52시간제 개편'(주 69시간제) 논란을 저격하는 모습도 보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69시간으로 되돌아가자는 건 일하다 죽자, 과로 사회로 되돌아가자는 구상과 다를 바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改惡)에 맞서 주4.5일제를 본격적으로 입법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전날 MZ노조로 분류되는 새로고침협의회와도 간담회를 갖고 주52시간제 개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민주당이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대정부 공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발표된 리얼미터 3월 4주차 여론조사(20~24일, 전국 성인남녀 2천506명 조사)에서 45.4%의 지지율을 기록해 국민의힘(37.4%)과 윤 대통령(36.0%)을 앞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날 발표된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뉴시스 의뢰, 25~27일 성인남녀 1천6명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지지율 41.1%를 기록해 국민의힘(36.0%)을 앞섰다. 직전 조사(3월 2주차) 대비 5.5%p 상승한 수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외교·노동·경제 등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논란이 계속되면서 민주당의 주장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야당다운 모습을 보여줄 때라 여기고 있다. 대정부 메시지는 계속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임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1천원 학식' 정책에 환영의 뜻을 보내며 야당과의 협의를 통한 확대 시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정의당이 이날 민주당의 대여(對與) 견제 카드인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특검) 추진에 제동을 걸면서 민주당 측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자신들이 추진하는 '50억 클럽 특검법'을 여당 김도읍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심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이 쌍특검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독자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현재 각자의 쌍특검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황으로, 법사위는 내일(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의당과 민주당이 각각 발의한 '50억 특검법'을 심사할 예정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의당의 돌발 행동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정의당이 쌍특검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형식적인 레토릭과 시간 끌기 작전에 협조해주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50억 특검'은 정의당 안(案)을, 김건희 특검은 민주당 안을 추진하는 중재안을 제시하고, 30일 본회의에서 안건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절차에 돌입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정의당이 이날 여당과 독자적으로 특검을 협의하면서 민주당의 쌍특검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정의당은 이날 민주당의 대일외교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도 불참하며 민주당과 거리를 유지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 정의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의 동참을 요청한 바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정조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실제 국정조사가 추진되면 다시 협조할 의사도 있다"며 "민주당이 추진한다고 정의당이 언제나, 모든 과정에서 함께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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