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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기부 참 안되네"…이재용, 호암재단에 2억 내놓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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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과학 육성' 의지 담겨…유재석도 3년 연속 삼성생명공익재단에 1억 쾌척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익명 기부'를 선호한다고 밝혔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호암재단을 통해 선행을 베푼 사실이 최근 공개돼 주목 받고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경영 철학을 계승하는 호암재단에 2년 연속 개인 자격으로 기부한 것으로, 우리나라 '기초 과학'을 키워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22일 재계 및 과세당국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개인 자격으로 호암재단에 2억원을 기부했다. 삼성전자가 42억원으로 가장 많이 출연했고, 이 회장이 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3억원), 삼성SDI(1억원), 삼성SDS(1억원), 삼성증권(6천만원), 삼성물산(5천만원) 등도 이름을 올렸는데, 개인 자격으론 이 회장이 유일했다.

이 회장이 호암재단에 기명으로 기부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에 호암재단에 4억원을, 삼성생명공익재단에 10억원을 기부했다.

이 회장이 이름을 드러내고 기부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를 찾은 자리에서 이 회장은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또 그는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 한다"며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라고 말해 주목 받았다.

1997년 설립된 호암재단은 크게 ▲삼성호암상 운영 ▲학술 및 연구사업지원 ▲호암생가 개방 및 운영 등의 사회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호암상은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과학 발전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21년부턴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제안에 따라 기존 1명에게 수여해오던 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등 2개 부문으로 확대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호암상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개최될 예정으로,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3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참석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이던 지난해 5월 31일에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바 있다.

올해는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와 동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홍 여사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LG아트센터 조성진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홍 여사는 조성진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에는 올해 기부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10억원을 기부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과 삼성노블카운티 등을 통해 의료·노인 복지 사업을 진행한다.

삼성 총수 일가 중에선 이서현 이사장이 기명으로 삼성생명공익재단에 5억원을 기부했다. 이 외에 이학수 전 삼성 전략기획실장(20억원),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2억원),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5천만원) 등 전직 임직원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계열사들도 상당수 기부금을 냈다. 삼성전자가 23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디스플레이 15억2천500만원, 삼성전기 11억원, 삼성SDI 9억원 등이다. 방송인 유재석씨도 3년 연속 1억원을 기부해 눈길을 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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