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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동관 전쟁' 지속…청문보고서 사실상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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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격 vs 부적격' 평행선…전문가 "野, 임명 이후 대비할 것"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지난 1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를 치른 여야가 21일까지도 이동관 후보자 지명과 관련된 공방을 벌이며 대치하고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이 사실상 불발될 전망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이후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과방위 '李보고서 채택' 불발…민주, '이동관 의혹' 고발조치

더불어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들은 이날 과방위에 단독 출석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과방위 전체회의를 요구했으나 장제원 과방위원장과 국민의힘 위원들의 비협조로 불발됐다. 여당은 현재 청문보고서 '적격' 의견 명기를 전제로 과방위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한 야당 의견 수렴과 이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과방위 야당 간사)은 이날 과방위에서 "여당이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내용이 합의되지 않아 전체회의를 열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여야) 합의 위반"이라며 "저희는 미리 합의한 대로 청문위원들이 이 자리에 모여서 회의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여당은) 당초 합의대로 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 내용을 토론한다는 합의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지명 철회하거나 이동관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만이 앞으로 있을 또 다른 방송 참화를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민정(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언론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특위 의원들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민정(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언론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특위 의원들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전날에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당 언론자유특별위원장)은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아닌 수사 대상자가 됐어야 한다"며 "이 후보자의 임명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대한 늪이 될 것이다. 임기 중 최선의 선택이 아닌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임명 반대 이유로 ▲MB정부 시절 언론장악 관련 의혹 ▲자녀 학폭 무마 의혹 ▲배우자 인사청탁 의혹 등을 들고 있으며 관련 의혹에 대한 고발조치도 진행했다. 조승래 의원은 "청문 과정에서 미처 확인이 되지 못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끝까지 검증하고 거짓을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與 보고서 채택 촉구…'부적격 병기'도 난항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의 이동관 공격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이 후보자에 대한 빠른 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후보자에 대한 비난과 인신공격을 이어갔을 뿐 결정적 결격사유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야당은 인사청문 결과보고서 채택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중 여당 과방위 간사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야당이 (청문회에서) 많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라며 "보고서를 채택하고 안 되는 사유를 달아서 하자(부적격 병기)는데도 (민주당이) 말을 듣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일인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체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일인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체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이 이날로 종료될 예정이지만 여야 간 합의 가능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우리의 주장은 오늘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된 의견수렴을 하라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협상하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부적격 병기 제안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우리와 타협하려는 일체의 의사가 보이지 않는다"며 "청문보고서 정상 채택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고 전했다.

◇ 尹 8월 말 임명 가능성…野 '방송법 개정안' 만지작

법률에 따르면 공직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재송부 요청에 국회가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공직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이르면 8월말~9월 초 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3월부터 이 후보자의 방통위원장 지명 가능성을 언론에 흘리며 장기간 추진한 일"이라며 "이동관 후보자 임명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다. 민주당은 이동관 임명 이후 시나리오를 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방송법 개정안을 8월 국회 내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장의 상정절차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방송법 등 처리를) 할 수 있으면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규모를 늘려 시민단체·언론단체 등의 참여를 보장하는 법안으로, 정부·여당은 '편파방송 조장법'이라며 반대하는 상황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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