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한화그룹과 DL그룹의 합작사인 여천NCC가 부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해법을 두고 두 그룹의 견해차가 생기면서 대립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여천NCC 공장이 들어서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7a47740547825.jpg)
11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최근 석유화학 경기 침체와 재무구조 악화로 이달 말까지 약 31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회사채 발행과 금융권 차입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오는 21일까지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여천NCC는 지난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각 50%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대주주 중 한화그룹은 신속한 추가 지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신규 자금 투입과 생산량 축소 등 구조조정 계획을 병행할 방침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여천NCC에 1500억원을 대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합작 계약상 증자나 자금 대여는 한쪽 주주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어 이사회 승인이 필수인데, 여천NCC 이사진 중 DL 측이 지명한 이사들이 추가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는 게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한화는 "양측이 각각 1500억원을 지원하고, 산업은행 외화보증 재개와 자산 유동화 담보대출 등을 병행하면 8월 디폴트 위기는 넘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DL그룹 측은 이와 달리 정확한 경영 실태 파악 이후 자금 지원도 이뤄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 초 양측이 각각 1000억원씩 출자했지만 불과 석 달 만에 추가로 1500억 원 지원 요청이 나온 상황이라 정확한 경영 실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DL그룹은 현재 한화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경영 상황과 현금흐름 악화 원인, 자구책 실행 가능성 등을 논의 중이다.
또 DL그룹은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자금 집행 여부를 검토한다.
여천NCC는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업체로, 2020년대 들어 중국발 공급과잉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 3477억원, 2023년 2402억원, 2024년 236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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