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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700MHz 주파수 경매 노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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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제왕'인 구글이 주파수 경매 입찰 규정 확정을 앞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또 다시 압박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이하 현지 시간) 케빈 마틴 FC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입찰 규정에 망 개방과 재판매 조항이 포함될 경우에는 700MHz대 무선주파수 경매에 참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슈미트 CEO는 망 개방, 재판매와 함께 애플리케이션과 장비 개방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같은 주장은 망 재판매 규정이 배제된 FCC 입찰규정 초안이 공개된 지 열흘 만에 나온 것. 당시 마틴 FCC 위원장은 "망을 완전히 개방하는 조건으로 내년 초 700MHz 주파수 대역을 경매에 부칠 것을 제안한다"면서도 재판매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망 개방 땐 휴대폰 사용 방식 혁신"

구글이 주파수 경매 참여 조건으로 내건 것 중 특히 중요한 것은 망 개방과 주파수 재판매. 망 개방이란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휴대폰이나 휴대형 기기를 이용해서도 콘텐츠에 접근하고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될 경우 사실상 이동통신 사업도 인터넷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게 된다.

이는 소비자들이 상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뒤에는 특정 이통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사업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의 비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휴대폰에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깔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역시 구글이 꿈꾸는 이통산업의 미래상이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FCC를 설득하는 데 성공할 경우엔 수 백만 미국인들의 휴대폰 사용 방식 자체를 바꾸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FCC 위원 출신으로 지금은 스티펠 니콜라수& 컴퍼니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블레어 레빈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체인점인 베스트바이에서 TV나 컴퓨터를 구입할 경우엔 케이블을 설치할 지 위성 서비스를 설치할 지 묻지 않는다"는 말로 구글 측의 논리를 뒷받침했다.

유독 이동통신 시장에는 이런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통해 이런 부분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에릭 슈미트 CEO는 최근 기자들의 질문에 "무선사업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 곳에서 하길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휴대폰 사용자들이 구글의 핵심 사업인 온라인 광고의 중요한 고객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판매 허용 여부가 관심의 초점

망 개방과 함께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재판매 허용 여부다. 특히 재판매 문제는 FCC 측이 거부 의사를 밝힌 적 있어 곧 발표될 경매 규정에 포함될 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슈미트 CEO는 "도매규정으로 불리는 이같은 규정이 전통적으로 케이블과 전화선을 이용해 초고속 서비스에 접속했던 소비자들에게 또다른 인터넷 접속방법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이 재판매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를 통해 온라인 광고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게다가 구글 측이 막강한 온라인 광고 시스템을 가동해 음성 통화 요금이나 데이터 전송비용을 충당할 경우엔 이통사들에겐 엄청난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미 구글은 이미 휴대폰 기술 개발을 위해 수 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일각에선 '구글 폰'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최저 46억 달러로 예상되는 700MHz대 무선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선언한 것은 망 개방과 함께 재판매를 통한 광고 수익 극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생각대로 700MHz 주파수 경매에서 자신들이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케빈 마틴 FCC 위원장은 이미 700MHz 주파수 경매 원칙을 제시하면서 구글이 요구한 주파수 재판매는 금지한다고 밝혔다. 주파수 전 대역을 개방하라는 구글의 주장과 통신업계의 입장을 절충한 것이다.

게다가 통신사업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구글에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AT&T가 최근 입장을 바꿔 FCC의 주파수 경매 방침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긴 했지만 재판매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디지털 방송 전환하면서 700MHz 주파수 경매

FCC가 내년초까지 경매를 하게 될 700MHz 주파수는 미국 방송사들이 사용하던 대역이다. 미국 정부가 오는 2009년 2월 17일을 기해 전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기로 함에 따라 방송사들이 아날로그방송용으로 사용해 온 700MHz 대역 주파수 60MHz 용량을 반납하게 된 것이다.

FCC는 이 주파수를 내년 초 경매를 통해 재분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같은 방침이 결정된 직후 AT&T와 버라이즌을 비롯한 유무선통신 사업자들은 주파수 경매에 대거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정보기술(IT)업체들도 주파수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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