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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 구글 주파수 경매 조건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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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위원장 "구글 요구 받아들이면 이통사 응찰 꺼릴 것"

케빈 마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24일(현지 시간) 구글이 700MHz 대역 무선 주파수 입찰 대가로 내건 조건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틴 위원장은 이날 하원 정보통신소위 청문회에 참석해 구글이 요구한 주파수 재판매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엔 이동통신업체들이 응찰을 꺼릴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 주 주파수 낙찰업체가 도매 가격으로 자신들이 확보한 주파수를 재임대하는 것을 허용해 줄 경우엔 700MHz 주파수 경매에 최소 46억 달러에 입찰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글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케빈 마틴 위원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면서 결단을 촉구했다.

FCC는 오는 31일까지 700MHz 주파수 경매 규칙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며, 주파수 경매는 내년 1월 경으로 예정되어 있다.

◆구글과 이통업체 의견 팽팽해 맞서

구글은 주파수 경매 규칙 문제를 놓고 AT&T,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등 미국 2대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구글이 연이어 FCC에 주파수 재판매 등을 공개 제안한 것은 이 같은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 사업자들은 주파수를 확보한 뒤 자신들의 모바일 콘텐츠를 더 많이 보내는 쪽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반면 구글은 모든 장비에 주파수를 개방한 뒤 광고 수입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마틴 위원장은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확보한 업체들은 자신들의 망을 합법적인 모든 모바일 장비에 개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주파수 재판매를 의무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마틴 위원장의 방침이다.

700MHz 주파수 경매를 노리고 있는 업체들도 주파수 경매 규칙에 대해서는 의견이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구글이나 이베이 같은 업체들은 도매가격의 주파수 재판매 의무화를 비롯한 모든 망개방 규칙을 강하게 밀고 있다.

그럴 경우엔 광대역 사업자들이 새로운 무선 서비스에 눈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AT&T는 구글 제안대로 경매를 실시할 경우에는 소송이 끊이지 않을 뿐 아니라 응찰업제 수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T&T는 마틴 위원장의 방침이 양측의 이해 관계를 절충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다른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좀 더 강경한 편이다. 마틴 위원장의 방안을 포함한 모든 '망 개방 계획'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 버라이즌 측은 이날 FCC 측에 "망 개방 정책을 강제할 경우엔 장비 사업자 뿐 아니라 네트워크 사업자에게도 큰 피해를 입힐 것이다"고 경고했다.

◆FCC가 구글 의견 받아들일 가능성 높지 않은 편

마틴 위원장은 "주파수 경매는 규칙은 무선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 유인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파수 경매는 어떤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5명의 FCC 위원 중 민주당 소속 두 명은 구글이 제안한 주파수 재판매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재판매를 의무화하지는 않는다는 마틴 위원장의 생각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민주당 출신인 마이클 콥스 위원은 "누가 주파수 경매를 갖게 되든 간에 도매가격으로 재판매 할 수 있다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위원 두 명은 마틴 위원장에 비해서도 보수적인 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아직 마틴 위원장의 방안에 대해서도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대로라면 민주당 소속 의원 두 명의 지지를 이끌어낸다고 하더라도 구글이 원하는 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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