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지털기기 저장장치인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 Solid State Disk)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SSD 활성화의 원년을 맞은 올해 한국과 미국, 대만의 주요업체들은 떠오르는 SSD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SSD의 재료가 되는 낸드플래시메모리 분야의 세계 최강 한국은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SSD 관련 제품과 솔루션 부문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SSD 업체들의 제품과 전략을 살펴보고, 세계 속 한국기업들의 활약상을 조명해본다.<편집자 주>
SSD가 뜨고 있다. 다수의 낸드플래시(일부 D램도 사용)와 '두뇌' 역할을 하는 콘트롤러의 결합으로 구성되는 SSD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처럼 디지털기기의 데이터를 저장 또는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빠르게 회전하는 플래터(디스크)의 정보를 바늘 모양의 헤더가 읽어 내는 HDD와 달리, 콘트롤러가 고체반도체(Solid State)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SSD는 발열·소음·충격 등 안정성 지표와 소비전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 콘트롤러의 성능에 따라 데이터 읽기 및 쓰기속도도 월등히 빠른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샌디스크,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비롯해 PC 및 주변기기, 서버·스토리지, 반도체 솔루션 기업들이 SSD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올 들어 32기가바이트(GB)~64GB 용량의 SSD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일반 개인용으로 100GB를 뛰어넘는 용량의 SSD와 기업 시스템용의 테라바이트(TB)급 SSD 탑재 서버·스토리지 제품들도 눈에 띈다.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은 고용량을 요구하는 SSD의 활성화와 낸드플래시 공급확대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성능을 최대한 높여 개인용 디지털기기, 기업용 시스템, 항공·군수·선박 등 특수 분야를 공략하기 위한 전문업체들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분주하다. SSD와 HDD의 경쟁이 일반 중소형 디지털기기 분야에서 기업 시스템 쪽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SSD를 서버와 스토리지에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우리나라와 미국, 대만 기업들을 중심으로 SSD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들은 일반 소비가전용 제품과 SSD를 탑재한 기업 시스템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고성능 SSD 제품과 콘트롤러 및 솔루션 분야에서도 해외업체들을 압도하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인텔이나 샌디스크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강력한 브랜드 신뢰도와 폭넓은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하기 버거운 경쟁자들이기도 하다. SSD 사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세계 1위 HDD 업체 씨게이트테크놀로지를 비롯해 SSD 분야의 오랜 경험을 가진 해외 중견기업들과 국내업체 간 기술력의 차이도 오래지 않아 극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HDD보다 많게는 10배 가량 비싼 SSD 가격의 '거품'을 효율적으로 걷어내고, 타깃 분야에 맞춰 치밀한 전략을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6㎝(1.8인치) 크기에서 확산되고 있는 SSD와 HDD의 경쟁은 점차 6.3㎝(2.5인치) 및 8.9㎝(3.5인치) 크기의 데스크톱PC와 소비가전용 저장장치 분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까지 6.3㎝ 이상 크기의 영역에선 HDD가 가격과 용량 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SSD의 침투가 쉽지 않은 상황. 향후에도 8.9㎝ 크기에선 HDD가 상당 부문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 서버와 스토리지 등 기업 시스템 분야는 SSD가 신뢰성을 바탕으로 업계의 보수적인 시각을 무너뜨릴 경우 HDD를 급속히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SSD가 HDD보다 월등히 우수한 안정성을 바탕으로 성능과 가격경쟁력 또한 빠르게 확보해나가고 있기 때문. 이밖에 SSD 업체들은 제품 가격보다 초고성능과 안정성이 더 중요시되는 군수·항공·선박 등 특수 분야 역시 틈새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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