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1위 기업 삼성전자가 2008년 100%의 비트그로쓰(Bit Growth, 비트 기준 출하량 증가율)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업계에 적잖은 충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주우식 기업설명(IR) 담당 부사장은 25일 실적 설명회에서 "연내 7조원 이상의 과감한 투자와 함께 비트그로쓰를 10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비트그로쓰 100%'란 생산량을 전년도의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것. 세계 D램 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D램 가격 폭락으로 수천억원대 영업적자를 연속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금 보유고가 바닥나기에 이르러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생산량을 목표치를 줄이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세계 D램 2위 기업 하이닉스반도체는 1분기 5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손실폭도 확대됐다.
D램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엘피다메모리도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독일 키몬다는 계속해서 매출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더 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태. 대만의 후발기업들도 대부분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1분기 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미국 오스틴공장에 1조5천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포함해, 15라인 이하 공장에 대한 총 7조원 이상의 시설확충 투자를 실시해 반도체 생산량을 대거 늘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이 재무구조 악화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점을 기회로 삼아, D램 생산량을 늘려 점유율을 한층 더 높인다는 계획인 것. 삼성전자가 물량을 크게 늘리면 D램 가격의 반등 폭도 영향을 받아 후발기업들의 위기는 더 가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100% 비트그로쓰' 선언과 함께 2분기부터 세계 D램 업계에서 어떠한 지각변동이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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