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떠나고 싶어도 떠날 곳이 없다'.
지난해 가격폭락으로 D램 후발업체들이 대규모 누적적자 및 경영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 도태되는 기업이 쉽사리 나오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세계 1위 D램 모듈기업 킹스톤테크놀로지의 데이비드 선 공동창업자는 3일 대만 디지타임즈와 인터뷰에서 "D램 시장이 지난 2000년과 같은 침체기에 빠져있지만, 대부분 후발업체들은 당시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도망칠 구멍'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8년 전 가격폭락 당시 도시바,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후지쯔, IBM, 미쓰비시일렉트릭, OKI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D램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들 기업들은 가격 폭락 및 치열한 경쟁 속에서 D램을 포기하는 대신 여타 메모리반도체 및 시스템반도체 부문에 집중, 대부분 현재의 선도기업으로 거듭났다.
일례로 일본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메모리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세계 2위 플래시메모리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달성했다.
이와 달리 현재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를 제외한 후발업체들은 D램을 제외하곤 여타 반도체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낸드플래시 및 시모스 이미지 센서(CIS) 등 사업에 나서고 있는 점을 제외하면 일본 엘피다메모리, 독일 키몬다, 대만의 후발기업들이 모두 D램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선 공동창업자는 "현재 D램 후발기업들은 D램 사업을 포기할 경우 다른 제품군이 거의 없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전체 D램 생산량은 크게 줄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2분기 들어 D램 가격이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대규모 적자에 빠진 후발기업들은 과거 호황기와 같은 설비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국내기업들의 압박이 더해져, 올 하반기 도태되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
해외 후발기업들이 기술 및 생산 면에서 제휴를 공고히 하며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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