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 사항 중 하나인 망중립성 법안 제정문제로 미국 사회가 첨예한 갈등에 휘말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망중립성이란 망사업자(ISP)들이 인터넷 콘텐츠를 차별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이 법안이 제정되면 ISP들의 콘텐츠 통제권이 사실상 힘을 잃게 된다.
◆오바마 당선 여세 몰아 강력 추진
외신들에 따르면, 망중립성에 찬성하는 민주당과 인터넷 사업자들은 오바마 당선 여세를 몰아 법안 제정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반면 반대진영인 ISP들은 한 목소리로 망중립성 법안 저지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 바이런 도간 상원의원은 13일 언론을 통해 "통신사들이 인터넷 콘텐츠들을 차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망중립성 법안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도간 의원의 기술 자문인 프라니 웰링스도 오바마 당선후 네브래스카 법대에서 열린 통신법 개선 관련 행사에서 "망중립성 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망중립성 법안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콘텐츠 제공자들도 법안 제정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들은 "ISP들은 영화 다운로드를 느리게 만드는 등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특정 콘텐츠들을 통제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ISP들 "우리를 믿어라, 법 필요 없다"
반면 AT&T, 버라이즌, 콤캐스트 등 ISP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위에 넘쳐나는 콘텐츠들을 정부개입 없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ISP들은 최근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콤캐스트에게 내린 조치를 내세워 망중립성을 반대하고 있다. FCC가 컴캐스트에게 "네티즌들의 콘텐츠 공유를 방해하지 말 것"이라는 명령을 내렸던 것.
이에 AT&T 짐 시코니 부사장은 "FCC가 이런 명령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ISP의 콘텐츠 차별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가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별도로 망중립성 법안을 제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는 "만일 우리가 콘텐츠를 부당하게 차별했다면 인터넷 사용자들이 흔쾌히 비용을 치루지 않았을 것"이라며 ISP들이 권력남용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권력 남용은 우리 스스로를 옥죄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구글·이베이 등이 회원으로 있는 망중립성을 위한 로비그룹 '개방 인터넷 연합' 측은 "ISP들은 ‘믿어달라’고 말하는데, 우리는 그들을 믿는다. 그러나 증명하라"며 망중립성 법안 제정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콤캐스트가 FCC를 상대로 한 소송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망중립성 법안 제정 여부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콤캐스트가 이기면 FCC의 기능이 무력하다는 증거가 돼 법안 제정이 힘을 얻을 것이고, FCC가 이기면 그 반대가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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