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업계가 존폐기로에 놓인 D램 기업들에 대해 하루가 멀다 하고 '쓴 소리'를 하고 있다.
현지 정부가 금융원조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지원으로 연명하려 하지 말고, 산업구조를 바꿔 장기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라는 충고성 질책이 이어지고 있는 것.
27일 대만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메모리 모듈기업 트랜센드인포메이션의 피터 슈 회장은 26일 "정부의 D램 기업 원조도 필요하지만, 기업들도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D램 기업들이 생산물량을 줄이는 대신, 장기적으로 원가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나서야 한다"며 "그럴 경우 D램 시황 개선은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데이비드 선 킹스톤테크놀로지 설립자 역시 "대만 D램 기업들은 2개 그룹으로 결합해 비용절감 및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독자생존을 고집하다 어느 한 곳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부채로 대만 금융회사 전반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타임즈는 또 현지 시장 분석가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정부가 현지기업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본 엘피다메모리와 D램 기업 간 합병을 유도해야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달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사장이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현지에서 파워칩세미컨덕터와 엘피다 간 합병 가능성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프랭크 황 파워칩 회장 역시 M&A 관련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한 상태.
신문은 현지 분석가들이 파워칩은 물론 프로모스테크놀로지 역시 엘피다와 합병 대상으로 유력한 기업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엘피다가 프로모스를 손에 넣을 경우 합작회사 렉스칩일렉트로닉스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파워칩과 함께 거대 D램 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 프로모스는 국내 하이닉스반도체와 지분 및 기술제휴를 맺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대만에서 D램 기업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는 가운데, 현지 정부는 아직까지 기업들에 대한 금융 지원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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