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당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서비스 파행 위기를 맞았던 세계적인 히트작이 정상 서비스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확장팩은 늦어도 5월 중 정식서비스에 돌입, '아이온'과 현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13일, 현지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신문출판총국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현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더나인에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 서비스 '판호'를 부여했다.
'판호'는 해당 상품의 서비스 허가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의 경우 판호를 사전 획득해야 게임 서비스가 가능하다.
블리자드가 제작한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지난 2008년 12월, 전 세계 유료 가입자 1천150만명을 돌파한 게임이다. 두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는 발매 한 달 만에 400만장이 판매되는 진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북미와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지난 2008년 11월 출시됐으나 5개월이 되도록 중국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심의를 담당한 중국 신문출판총국이 "게임 콘텐츠의 건전함과 품위 면에서 정부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며 서비스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가입자 1천150만명 중 아시아 지역의 가입자 수는 550만명에 달하며 이중 상당수가 중국 이용자일 만큼 중국은 블리자드가 놓칠 수 없는 주요 시장이다.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게임 서비스에 앞서 의무적으로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 심의를 받아 이용등급을 부여 받는 한국과 다른 점은 중국의 심의는 별도의 이용등급 없이 서비스 가(可) - 서비스 불가(不可)의 판단만 이뤄진다.
문제가 된 게임 내용은 확장팩에 선보이는 신규 직업 '죽음의 기사'가 사용하는 기술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체를 되살리는 등 중국 서비스 심의에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던 것.
블리자드는 첫번째 확장팩인 '불타는 성전'의 출시가 이뤄졌던 지난 2007년에도 더나인과 갈등을 빚어, 중국 업데이트가 다른 주요 시장에 비해 8개월 가량 지연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불타는 성전'의 이용등급을 15세로 하느냐 18세로 하느냐를 두고 게임물등급위가 고심했던 바 있다.
블리자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외에도 '스타크래프트:고스트'의 상표권 등록을 두고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블리자드와 중국 정부의 갈등은 미-중 양국의 문화적 차이 외에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유무형의 '세이프티 가드'를 구축하는 중국 정부의 행태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정설이다.
블리자드와 더나인은 '리치왕의 분노'의 업데이트가 즉시 가능한 수준으로 이미 현지화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나인은 3주 내에 서버 안정화를 위한 테스트를 거친 후 '리치왕의 분노'의 정식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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