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국내 컴퓨팅 시장도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기업용 시스템에서 가장 강력한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DB 부문 1위 오라클이 썬 유닉스 서버라는 강력한 '하드웨어'를 갖추게 되면서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도 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 DB-썬 유닉스 '최강 라인' 탄생
최근 1~2년 사이 한국썬의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탔다. '쿨쓰레드'라는 저전력 멀티코어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였지만 반응은 미지근했기 때문이다.
인텔과의 전략적 제휴로 탄생한 x86 서버도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썬이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은 HP가 x86 서버로 주워담았고 IBM도 중급형 유닉스 제품으로 교체하는데 성공하면서 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HP와 IBM 양강 구도가 굳어졌지만 썬의 제품이나 기술이 부족해서라고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
DB 시장에서 오라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데다 파워6 프로세서로 유닉스 서버 강자로 자리매김한 IBM을 견제하기 위해, 오라클과 HP가 공공연한 '밀월' 관계를 맺어온 때문이다.
HP 유닉스 서버를 사면 오라클 DB를 상당폭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식으로 HP가 IBM과의 유닉스 서버 대결에서 그나마 밀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이 경쟁에서 소외되면서 썬 유닉스 서버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이제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썬 하드웨어를 갖추게 된 이상 HP와의 밀월관계는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썬 유닉스 서버는 저전력 멀티코어 기술로 공간 집적도가 높고 성능 면에서도 경쟁사인 HP와 IBM에 뒤쳐지지 않기 때문에 오라클 소프트웨어에 대한 적절한 가격 정책만 병행된다면 지금 당장 HP나 IBM과의 경쟁에서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기업들이 시스템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 비용 역시 상당한 할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오라클-썬 제품이 갖는 매력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IBM 유닉스 서버 총괄 탁정욱 상무는 "썬 하드웨어가 오라클 인수로 인해 강력한 경쟁자가 된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반면 HP의 경우 이제는 소프트웨어 협력 관계에서도 밀리고, 하드웨어 아웃소싱인 인텔의 로드맵도 뒷받침 되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평했다.
한국HP 역시 "중급형 및 저가형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판매량이 상당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고급형 시스템의 경우 아직은 썬 하드웨어의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진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적어도 썬 입장에서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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