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와 큐로컴의 소프트웨어(SW) 지적재산권 분쟁이 '제2 스티마' 사태로 악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9일 관련업계 따르면 지난 5월 27일 큐로컴이 호주 FNS사와 함께 티맥스소프트를 상대로 제기한 컴퓨터 프로그램복제 등 금지에 대한 항소심 재판 판결을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소송은 구 한미은행 차세대시스템 개발 당시 티맥스 측이 큐로컴의 '뱅스' 솔루션을 개작해 '프로뱅크'를 만들었다고 큐로컴이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큐로컴 "프로프레임 고객사 50여곳 책임 물을 것"
판결문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는 호주 FNS에게 1억100만원과 이에 대해 2005년 11월 29일부터 계상해 변제일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큐로컴 측은 "티맥스소프트의 '프로뱅크'와 '프로프레임'은 큐로컴의 '뱅스'를 불법으로 개작한 것"이라며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배포를 금지하라는 법원의 판결은 사실상 큐로컴의 승소"라고 주장했다.
김동준 큐로컴 대표는 "재판부는 판결에서 티맥스 측이 프로뱅크와 프로프레임을 자체 개발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향후 저작권 침해와 핵심기술 도용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큐로컴 측은 현재 프로프레임을 사용중인 50여곳의 금융권과 고객사를 대상으로 불법 프로그램 사용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티맥스소프트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티맥스소프트 측은 "큐로컴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제품인 '프로프레임 2.0(C언어)'에 대해 큐로컴이 판매 권한이 있는 뱅스 프로그램을 복제 및 개작했기에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큐로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프로프레임의 배포 금지요청과 3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등 큐로컴이 제기한 항소심을 모두 기각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큐로컴은 자사 및 고객사에 대해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으며, 이번 항소심에 대한 소송비용 또한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 티맥스 측 입장이다.
◆티맥스 "문제 제품은 프로프레임 2.0 버전에 불과"
또 티맥스 측은 "호주 FNS 사가 제기한 프로그램 개작에 대한 부분은 '프로프레임 2.0'에 한한 것"이라며 "현재 판매하고 있는 프로프레임은 4.0 버전으로 아키텍처와 소스코드가 2.0 때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제품이므로, 향후 비즈니스에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티맥스에 따르면, 프로프레임 2.0을 사용중인 고객은 한미은행을 제외하고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맥스 측은 대법원 상고를 통해 프로프레임이 뱅스 프로그램의 지재권 침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김동준 큐로컴 대표는 "큐로컴은 호주 FNS사의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을 뿐, 배포권과 원저작권이 없어 법원이 이를 기각한 것"이라며 "호주 FNS사의 것은 인정되는 만큼, 1억 100만원의 청구금액을 시작으로 향후 프로프레임 고객사를 대상으로 지재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지재권 분쟁은 대법원 상고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SW업계 관계자는 "이번 티맥스와 큐로컴 간 SW 지재권 다툼은 과거 쉬프트정보통신-스티마의 사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과거 스티마 건이 해당 업체와 고객사에 상당한 피해를 입힌 만큼, 양사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신속히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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