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제기한 선거구제 문제가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제기한 선거구제 문제는 결국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간 영호남 득표율로 봤을 때 민주당이 영남에서 의석을 얻을 확률보다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의석을 얻을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자 한 명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2~5명 이상의 의원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문제는 현재 선거구도를 송두리째 바꾸는 문제이므로 지역구 의원들은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에서는 선거구제 개편 문제는 일단 논의하지 않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 제도 도입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대선거구제 전환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선거제도는 중·대선거구제 문제로 접근해선 안된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 제도 역시 지역구도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 중·대선거구제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8일 오전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지역주의 문제를 거론하게 되기까지는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충분한 논의를 한 결과물일 것"이라며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부터 해야지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된다면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라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은 이해관계에만 집착하지 말고 대승적으로 이 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주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이 8.15 경축사라는 가장 중요한 계기를 통해 국민을 상대로 한 말을 한나라당이 뒤집는 사태가 일어나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SBS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통해 "소선거구제도가 장점도 있지만 폐해가 많이 노출됐다"면서 "이제는 통합의 정치를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제도를 고쳐야 하는데 그 제도는 중대·선거구제가 아무래도 더 유익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우 수석부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어느 당의 유불리를 떠나 국가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제도라면 수용해야 한다고 천명했는데 한나라당이 자기 당의 유불리를 가지고 선거제도 개편에 임한다면 더 이상 논의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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