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에 가려졌던 '진짜 구글폰' 넥서스원(Nexus One)이 마침내 공개됐다.
넥서스원은 그동안 알려진 대로 강력한 몸통(스냅드래곤칩과 아몰레드 화면)과 머리(안드로이드 2.1)를 지닌 안드로이드 계열의 대표 주자로 밝혀졌다.
시원스런 화면에 높은 해상도, 게다가 11.5mm 얇은 두께와 130g 밖에 나가지 않는 무게감은 절로 눈길을 끈다.
넥서스원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또 한 축인 아이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넥서스원은 아직 국내에선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폰과 넥서스원을 놓고 한번쯤 고민을 하게 될 전망이다.
◆단말 사양은 넥서스원, 기능은 아이폰
기본 사양면에서는 구글 넥서스원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서스원은 1GHz의 강력한 ARM칩인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하고 있다.
구글은 넥서스원의 성능이 3~4년전 노트북 PC 성능과 비슷하다고 자신한다. 스마트폰이 성능에서 노트북 PC와 비교할 수 있는 세상이 마침내 열린 것이다.
반면, 아이폰은 600MHz ARM칩을 탑재하고 있어 CPU 성능에서는 넥서스원에 다소 뒤지고 있다.
해상도와 화면 크기에서도 넥서스원이 아이폰을 앞서고 있다. 넥서스원은 3.7인치 아몰레드 고해상도(480x800 WVGA)를 지원해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아이폰은 3.5인치 HVGA(480x320)를 지원하고 있어 이보다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실제 눈으로 느끼는 차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고해상도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도 넥서스원이 500만 화소급으로 아이폰 300만 화소보다 훨씬 높다. 사진 촬영과 동영상 촬영을 많이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넥서스원을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면 안될 것이 스마트폰 이용자는 사양보다 기능성을 더 중시한다는 점이다. 즉 스마트폰 생태계를 활용해 얼마나 편리하게 많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넥서스원은 애플보다 2% 정도 부족하다.
◆아이폰 생태계의 완승
그 이유는 애플의 생태계가 구글보다 막강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생태계로 대변되는 앱스토어를 구글의 모바일 생태계인 안드로이드 마켓과 비교한다는 것이 아이와 어른의 비교로 여겨질 정도다.
애플 앱스토어는 10만개의 프로그램이 등록돼 있으며, 다운로드 건수만 30억건을 훌쩍 넘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은 등록 프로그램 수가 2만5천개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넥서스원에 탑재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애플 앱스토어에 있거나 아이폰에서 탑재돼 있다. 따라서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아이폰과 차별화 되기 어렵다.
◆넥서스원 매력은 여전
플랫폼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애플의 기업 풍토도 아이폰의 선호도를 높여 준다. 몇 가지 프로그램만 실행하면 이내 멈춰 버리던 예전 스마트폰의 악몽을 기억하는 사용자에게는 이것 또한 중요한 선택 포인트다.
넥서스원은 이처럼 아직 아이폰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여전히 넥서스원에 대한 눈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구글의 다양한 프로그램, 특히 연구실에서 시도 중인 멋진 기능들을 넥서스원을 통해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력은 아이폰이 갖지 못한 넥서스원만의 장점이다.
어쨌든 아이폰은 모바일 생태계의 힘을 등에 업고 넥서스원을 압도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아이폰의 기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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