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NHN 사장은 15일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들을 만나 "NHN은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도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리없이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사진이나 음성에 특화된 모바일 검색 전략을 추진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네이버의 영향력이 급속히 약해질 것이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한국민에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자체 스마트폰 운용체계(OS)와 플랫폼을 앞세운 구글과 애플의 공세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안드로이드폰에는 지메일이나 구글 검색이 기본 탑재돼 있는 반면 네이버나 다음의 검색엔진을 이용하려면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소비자가 일일이 다운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접근부터 쉽지 않은 셈이다.
◆스마트폰 검색, 소비자가 쉽게 선택 가능해야
김 사장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도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드로이드폰에 구글검색 외에는 기본 탑재되기 어려우며, 이통사와 제조업체 등과 국내향에 대해 (네이버 검색을 넣는 것을) 협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모토로라의 경우 중국에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으면서 중국 현지 1위 포털인 바이두의 검색엔진을 채택했다는 보도를 인용하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검색엔진을 쓸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이 문제는 OS와 플랫폼에 대한 이슈여서 법적인 규제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구글 안드로이드의 경우 제휴 단계별로 이통사나 제조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많이 다르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NHN은 18일 구글이 모바일 검색 전략을 발표한 뒤 4월 중 신사옥 입주에 맞춰 별도 행사를 열고 모바일 전략 등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최근 외신에 보도된 일본 검색업체 인수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NHN은 미투데이와 윙버스를 인수한 게 모바일 전략에서 중요했듯 회사를 키우는 중요 전략 중 하나는 인수합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개방은 생태계에 대한 것…합종연횡 전략이 중요
그의 말은 자연스레 '개방'에 대한 이야기로 확대됐다.
김상헌 사장은 "개방이라는 이야기는 생태계와 함께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를테면 구글식 개방 생태계와 삼성전자식 개방 생태계, 네이버식 개방 생태계가 있다면 이들은 상호 충돌하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네이버가 구글보다 개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구글 검색으로 트위터의 실시간 글이 잘 보이는 이유는 구글이 트위터에 많은 돈을 주고 제휴했기 때문"이라면서 "네이버도 지식인 등 일부를 빼고 대다수를 오픈했으며, 구글 역시 대부분을 오픈하면서 유튜브와 지도 등만 오픈을 제한하고 있는 등 개방은 절대성이 아니라 생태계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NHN은 인터넷과 통신, 단말 제조업체가 협력해야 하는 무선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합종연횡'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100여개 검색 프로젝트 진행중…인터넷 거버넌스도 관심
간담회에서는 최근 달라진 뉴스캐스트와 검색 변화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상헌 사장은 "최근 기자명 검색이 달라진 것은 네티즌들의 유명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이고, 기자명에 대한 별도 검색 조건을 부여해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면서 "뉴스캐스트에서도 최신뉴스보다는 정확도에 관심이 많아 바꿨으며, 네이버는 현재 100여개에 달하는 검색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100여개나 하기 때문에 수차례 변하고 있지만, 구글은 1년에 900개에 달하는 검색 프로젝트를 하더라"면서 "불편함이나 아이디어를 제안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상헌 사장은 "오늘 오전에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인 김길태 펜 카페를 접근제한 조치했는데, 개별 사안이 아니라 전체적인 차원에서 초상권 등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7개 포털이 모여 만든 '건강한 인터넷을 위한 포털 자율규제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상헌 사장은 취임 1주년의 소회를 밝히면서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와 이통사, 인터넷 업체들이 같은 분야에서 경쟁하는 커다란 조류에 NHN은 제 때에 올라탔다"면서 "NHN이 2년 전부터 모바일에 관심을 두고 노력한 게 이같은 변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NHN을 인터넷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한 부분에 대해 대법원에 계류중인데, 고등법원의 판단은 지배력 문제보다는 빠른 시장 변화를 감안한 게 아닌가 한다"면서 "오늘 기자 여러분들의 걱정이 지배적 사업자 논쟁을 다른 쪽으로 되새기게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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